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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공시된 공개매수 11건 중 9건을 따내면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뒤를 쫓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공개매수 딜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11곳 중에서 9곳이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택했다.
NH투자증권은 티엘아이를 시작으로 올해 공개매수 주관업무에 문을 열었다. 이후 쌍용씨앤이, 락앤락, 커넥트웨이브, 신성통상, 한화, 제이시스메디칼, 비즈니스온 등의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했다.
NH투자증권은 주관 수수료로 최대 16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단순 주관 수수료일 뿐, 인수금융과 상장폐지 등 패키지 딜로 확장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더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 올해 공개매수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와 미래에셋증권이 유이하다. 삼성증권은 현대홈쇼핑, 미래에셋증권은 에스앤디의 공개매수를 각각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풍부한 트랙 레코드를 비결로 꼽는다. 사모펀드의 경우 각 증권사의 공개매수 수수료 차이보다는 다양한 성공 경험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는데 국내에서 역대 최대 공개매수 거래였던 오스템임플란트 패키지 딜을 성공시킨 후 꾸준히 경험을 쌓아온 NH투자증권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투자금융, 인더스트리 등 각 본부가 역할을 나누고, 그 안에서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인력, 체계 등에서 다른 증권사 대비 더 많이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도 주관 업무를 따내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청약률을 높여 지분율을 올려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온라인 청약시스템을 갖춘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을 각각 도입했다.
한편 공개매수 시장을 향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KB증권은 이날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을 도입하고, 자문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시장의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 도입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개매수 딜이 많지 않아 증권사들의 관심 밖에 있던 시장이었지만 최근 인식이 바뀌는 모습“이라며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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