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투표율 저조 등 민심 흔들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호남 대표성 약화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후보가 최고위원에 당선되지 못한 가운데 다른 야당인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의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자는 취지다.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 운영에) 호남 대표성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며 “저는 솔직히 민형배 의원이 (호남) 대표로서 (지도부에)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호남 최고위원 잔혹사’ 징크스가 재현됐다. 유일한 호남 후보 민형배 의원이 8명 중 7위를 기록하며 지도부 입성이 좌절된 것이다.
앞서 지난 21대 국회 때부터 한병도(전북)·서삼석(전남)·송갑석(광주) 의원 등이 호남 주자로서 선출직 최고위원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전북이 지역구인 검찰 출신 이성윤 의원은 이번 최고위원 후보 예비경선에서 현역으로서 유일하게 컷오프되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 득표율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같은 정황들을 감안할 때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등 돌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 전 의원은 “지금 호남이 민주당에서 떠나가고 있다”며 “조국혁신당으로 많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계속해서 당이 경쟁력 있는 호남 주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월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보다 호남 득표율이 더 많았던 조국혁신당은 최근 호남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오는 10월 16일로 예정된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국 대표가 선거에 대비해 '호남 월세살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오는 29일 당 워크숍도 재보선 지역 중 하나인 전남 영광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만일 재보선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호남 대표 정당으로서 명분과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은 민주당의 지명직 최고위원 등 인사에 눈길이 쏠린다. 지역에서는 전남 영암무안신안의 3선 서삼석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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