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Telegram) 앱 창립자인 파벨 두로프(39)가 최근 자신의 '고품질 유전자'를 전파하기 위해 정자를 기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정자 기증으로 자신이 전 세계 12개국 100명 이상 아이들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두로프는 198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현재 두바이에 거주 중이며 아직 미혼이다. 약 140억 파운드(한화 약 238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로도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12개국 수십 쌍의 부부에게 대량으로 정자를 기부했고, IVF(체외수정) 클리닉을 통해 더 많은 정자를 기증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러시아 뉴스 매체 'E1.RU',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두로프의 정자는 모스크바의 한 클리닉에서 3만5000루블(한화 약 5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다만 그의 정자로 IVF 치료를 받는 비용은 30만 루블(약 442만 원) 이상이 될 수 있으며, 인공수정 비용은 700파운드(약 119만 원) 정도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의 정자 기증 프로필에는 채식주의자이고, 일찍 일어나는 것을 좋아하며, 영어, 페르시아어, 라틴어를 포함해 9개국어를 구사한다고 명시돼 있다.
두로프는 자신의 우수한 정자 기증으로 100명 이상의 아이들을 낳았다고 고백하면서, "과거 정자 기증 활동으로 12개국에서 100쌍 이상의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의 정자 기증은 15년 전 한 친구의 부탁을 받고 처음 시작했다. 당시 친구는 그의 아내와 불임 문제로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관계로, 두로프에게 정자를 기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계기를 통해 정자 기증이 자신의 '시민적 의무(civic duty)' 중 하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그는 "내 생물학적 자녀들이 서로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DNA를 오픈소스화'하고 싶었다"며 "물론 위험이 있지만, 그들의 정자 기증자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정자가 부족해 심각한 출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이를 완화하는 데 내가 일부 기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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