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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BI 편입 네번째 도전... 일본 투자자가 키 쥐었다

김규성 기자,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1 18:29

수정 2024.08.21 18:29

정부, 내달 결정 앞두고 총력전
2년간 국채·외환 제도개선 완료
美 이어 추종자금 많은 日과 소통
정부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글로벌 눈높이에 맞춰 국채·외환시장 제도개선을 완료했다고 판단한 정부는 해외투자자, 특히 일본 투자자와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WGBI 편입에 성공하면 대규모 자금유입에 따른 국채가격 상승(국채금리 하락),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21일 정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9월 WGBI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WGBI 편입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22년 9월 WGBI 관찰대상국에 포함된 이후 2년 만에 제도개선을 끝내 편입을 위한 필수선결요건은 다 갖췄다"고 말했다.

최근에 바꾼 제도만 해도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과 국채통합계좌 개통, 외국 금융기관(RFI) 한국 시장 참여 허용, 외환시장 선진화 등이다. 외국인 국채투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외국인 투자등록제(IRC) 폐지도 시행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정량·정성적 기준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이번 9월 심사는 기대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제도개선을 끝낸 정부는 해외 투자자와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심사 과정에서 제도개선 체감도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FTSE러셀은 현재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외환·국채시장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FTSE러셀의 투자자 대상 서베이(설문조사) 결과가 편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특히 일본 투자자의 호감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이 지난달 일본 도쿄를 방문해 주요 연기금 최고책임자(CIO) 면담, 자산운용사·신탁은행 대상 투자설명회를 주재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외국인투자자의 국채투자 편의성이 크게 증진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한국의 경기회복세, 양호한 재정건전성, 높은 국채 유동성 등도 소개했다. 이처럼 일본 투자자에게 집중하는 것은 WGBI 추종자금의 30%가 일본 자금이어서다. 미국(40% 이상)에 이어 두번째로 추종자금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FTSE러셀의 의견수렴은 결국 투자금 규모에 따라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일본 의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GBI 편입에 성공하면 글로벌 자금 70조원가량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WGBI 추종자금 추정치를 반영, 지수편입 이후 자본유입 규모를 추정하면 총 500억~600억달러(약 70조~80조원)의 추종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외국 투자금이 유입되면 국채 값이 올라(국채금리는 하락) 연간 5000억~1조원가량의 국채 이자비용이 절감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환·국채시장의 제도개선은 완료했지만 체감도 반영에는 시간이 걸려 내년 3월에야 편입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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