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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단순 폐지가 목적 돼선 안돼"…'완전자급제'엔 의견 분분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2 14:52

수정 2024.08.22 15:14

단통법 폐지 관련 토론회
완자제·단통법 개정·사업법 이관 등 거론
"폐지 보완장치·실효성 마련해야" 공감대
사업자는 '완자제 실효성'엔 갸우뚱
"유통점·알뜰폰 환경 개선이 통신비 인하" 호소도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단통법 폐지 및 바람직한 가계통신비 저감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인철 의원, 최민희 의원, 김현 의원, 이훈기 의원, 이경원 동국대 교수, 신민수 한양대 교수, 정광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황정아 의원(앞쪽 왼쪽부터), 조주연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심주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한석현 서울YMCA 실장,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 안정상 중앙대 교수, 윤남호 삼성전자 상무,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실장(뒷줄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단통법 폐지 및 바람직한 가계통신비 저감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인철 의원, 최민희 의원, 김현 의원, 이훈기 의원, 이경원 동국대 교수, 신민수 한양대 교수, 정광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황정아 의원(앞쪽 왼쪽부터), 조주연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심주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한석현 서울YMCA 실장,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 안정상 중앙대 교수, 윤남호 삼성전자 상무,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실장(뒷줄 왼쪽부터). 사진=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가계통신비를 줄이는 것이 우리 국민의 민생을 챙기는 일이다. 단통법 폐지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이용자 차별과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이용자인 국민의 권익을 확대하는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정치권·소비자단체·산업계·학계 모두 "단순 법 폐지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 후생 증대를 목표로 법 폐지 이후 실질적인 보완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후속조치 방안으로는 절충형 완전자급제(완자제)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단통법 제정 당시와 다른 현재의 이동통신 시장 환경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법 폐지 또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쏟아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 및 바람직한 가계통신비 저감 정책 마련'을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단통법 폐지 후 논의돼야 할 과제와 대안을 발표했다. 단순 법 폐지는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소비자 차별, 알뜰폰(MVNO) 경쟁력 위축 등의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통법 폐지 대안으로는 △완자제 △절충형 완자제 △단통법 개정(분리공시 등) △사업법 개정·이관 등이 언급됐다.

최근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완자제는 현재 제조-이동통신사 간 연결된 유통 구조를 분리해 제조사는 단말기 판매를, 이통사는 통신 서비스 판매를 각각 담당하자는 취지의 방안이다. 절충형 완자제는 이 같은 완자제에서 공식적으로 허가된 일부 판매점에서만 단말기와 통신서비스를 결합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제조사와 이통사의 직영점은 각자의 재화만 판매하는 구조를 일컫는다.

다만 절충형 완자제의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견은 각계별로 갈렸다.

소비자단체 대표로 나온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절충형 완자제 시행 시 일부 대형 판매점으로만 보조금·지원금이 몰려 다단계 판매가 활성화되는 등 뒤늦게 완자제를 시행했을 경우 단점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며 "이용자가 느끼는 가격 적정선 기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정상 중앙대 교수는 절충형 완자제를 통해 외산폰 유치, 자급제·알뜰폰 활성화 등 통신비 인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는 "현재 유통 구조에선 고가요금제와 고가단말 판매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통사가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은 단말을 이용해 고가요금제에 고액을 지원하는 담합구조를 깨면 저렴한 단말기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산업계는 단통법 폐지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절충형 완자제 도입 실효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분위기다.

윤남호 삼성전자 상무는 "완자제든 절충형이든 제도 변화가 있더라도 판매장려금을 쓰는 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있을까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유통망이 축소되고 접점이 줄면 단말 수요가 급감할 것이고, 결국 사업하는 데 악순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도 "단통법 폐지 이후 새로운 제도 도입 시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이용자 후생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계통신비 인하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유통망·알뜰폰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이사는 "고가요금 강요, 장려금 차별 지급, 이통사의 다이렉트몰과 일선 유통망 간 차별혜택 등 불공정행위가 최소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회장도 "통신요금을 반값으로 제공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 생존에 대한 문제가 제일 크다"며 정부가 계속 도매대가 협상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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