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의 한 치과병원 앞 출입문에 폭발물에 불을 붙이고 달아난 70대가 자수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병원 진료에 불만을 갖고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2일 폭발성 인화물질 더미를 병원 건물 앞에 두고 가 불을 낸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로 A씨(78)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7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상업용 건물 내 3층 치과병원 출입문 안으로 시너·부탄가스 등 인화성물질을 밀어 넣은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9분 만에 꺼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건물 안에 있던 시민 95명은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까지 진료를 받은 해당 해당 치과병원 측에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검거 직후 경찰서 유치장 입감에 앞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하며 "불만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실제 A씨는 전날 외래진료 예약이 있었으나 병원을 찾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에 쓰인 폭발물은 시너·부탄가스(4통)이 담긴 종이 상자이며 A씨가 스스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우선 범행에 쓰인 폭발물 제조 경위 규명에 집중한다. 인화물질의 구입처를 추적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에 대한 감식에 나선다.
아울러 A씨가 술을 깨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전후 행적 등에 대해 조사한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범행 직후 택시를 탄 A씨는 2시간 만인 오후 2시58분께 광주 광산경찰서에 찾아가 자수, 검거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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