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16일 방송을 시작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이하 '백설공주')이 웰메이드 스릴러로 호평받고 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화차'(2012)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백설공주'는 1회부터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하루아침에 모범생에서 살인범으로 지목된 주인공 고정우(변요한 분)의 이야기로 숨 가쁜 전개를 선보였다. 고정우는 실종된 두 친구와 불화가 있었고, 이들과 있었다는 증언으로 인해 살인범으로 몰렸다. 술을 마시고 취했던 탓에 아무런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핏자국 등을 이유로 아무도 그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억울하게 10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됐다.
고정우는 출소 후 고향 무천시로 돌아왔지만 마을 사람들의 멸시와 핍박은 여전했고, 어머니 정금희(김미경 분)조차 아들을 매몰차게 대했다. 이로 인해 고민 끝에 서울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어머니가 갑작스레 육교에서 추락 사고를 당하는 비극과 마주했다. 고정우는 혼수상태에 빠진 모친으로 인해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사고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친구 양병무(이태구 분)의 아버지 양흥수(차순배 분)의 수상한 행적이 포착돼 더욱 미궁으로 빠졌다.
'백설공주'는 2회까지 고정우가 누명을 쓰게 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의 진실과 진범의 정체, 어머니 정금희 추락 사건의 전말까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한껏 자극하며 추리의 촉을 세우게 했다. 주인공 고정우를 둘러싼 사건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에 제대로 집중한 밀도 높은 서사가 빠른 흐름을 타면서 몰입도도 상당했다. 독일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가 쓴 원작 소설의 미덕을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 범죄 스릴러로 녹여낸 변영주 감독의 연출력 또한 호평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웰메이드 스릴러 중심을 이끈 변요한의 진폭 넓은 연기력이 단연 주목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첫 회부터 매 장면 피 땀 눈물로 혼신의 열연을 보여준 활약에 호평을 쏟아냈다. 의대에 합격한 모범생에서 살인범이 돼버린 고정우의 몰락을 고통스럽게 표현하면서도,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교도소에서 갖은 수모를 당하던 모습, 출소 후 전과자의 모습까지 10년의 세월을 위화감 없이 그려냈다는 점에서 연기력이 새삼 돋보였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으로 인해 자신을 패닉에 빠뜨리는 10년 전 사건에 대한 혼란 속 모친의 추락 사고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집념까지, 시청자들을 온전히 고정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진폭 넓은 감정선을 섬세하게 채운 디테일한 연기력도 호평을 더했다.
'백설공주'는 고정우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요 서사인 만큼, 배우가 매회 끌어가는 힘이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올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과 영화 '그녀가 죽었다'에 이어 '백설공주'까지, 각 작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와 장르로 연기 변주에 도전, 한계 없는 스펙트럼과 독보적 캐릭터 소화력이 강점임을 다시 한번 어필했다. "감정으로만 끌고 가야 하는, 기댈 곳이 없는 작품"이라며 '백설공주'의 쉽지 않았던 연기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번 도전을 통해 또 한 번 더 탄탄한 필모그래피와 내공을 쌓으며 배우로서 진가를 입증했다.
극의 힘은 배우와 역할이 동기화될 때 증폭되는 만큼, '백설공주'는 모친의 사고로 더욱 나락으로 떨어진 고정우의 비극을 그려낸 변요한의 열연이 더욱 과몰입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여기에 친구 현수오(이가섭 분)가 그린 창고 그림의 의미에 대한 궁금증도 더욱 커졌다. 더군다나 노상철이 고정우의 출소가 정금희 추락 사고의 트리거가 됐을 것이라며 마을 사람 모두를 용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해 사건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질 수 있을지도 궁금증이 더해졌다. 배우의 연기와 웰메이드 스릴러의 시너지가 방송 초반부터 호응을 끌어낸 만큼, '백설공주'의 다음 이야기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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