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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대응] 화려한 파티 끝낸 美 민주당·해리스... 이제부터 험난한 선거 전쟁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4 04:00

수정 2024.08.24 04:00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AFPd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AFPd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는 연설을 하면서 앞으로 2개월여 동안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승부를 벌이게 됐다.

민주당은 시카고에서 나흘 동안 열린 전당 대회에서 전직 대통령 부부와 소속 의원, 유명 연예인들을 연사로 초청하면서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

연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는데 대부분의 연설을 할애했다.

고령에 인지능력이 문제 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이어받은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일부 설문조사에서는 트럼프를 추월하면서 상승세를 보여왔다.

다만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는 사실상 동률인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라는 거대한 파티를 끝낸 가운데 해리스에게는 진정한 시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해리스는 공화당으로부터 날카로운 공격과 함께 자신의 정책 공약에 대한 해부, 대중과의 대본 없는 소통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또 현직 부통령으로서 고용 시장 둔화와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등 국내 경제와 경제와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며 비판을 견뎌내야 한다.

전 민주당 대표를 지낸 도나 브라질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한 점이 있다고 시인하면서 해리스가 "서민들의 우려에 대한 분명하고 뚜렷한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이른바 ‘블루 월(Blue Wall)’에서 승리를 낙관하면서도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인정하고 있다.

몬머스대학교의 설문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 후 11월 대선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6월의 46%에서 85%로 상승하면서 공화당 지지자들의 71%를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좌성향으로 알려진 해리스가 중도성향과 무소속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시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선거진영의 해리스에 대한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 기간 동안 오른 물가와 불법이민자가 증가한 것을 해리스와도 연계시키고 있고 범죄와 사회문제에 있어서 진보적 극좌 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가 많이 떨어졌다지만 트럼프 진영은 식료품 가격과 보험료, 기름값이 이전에 비해 오른 것을 해리스가 속한 현 민주당 행정부에 탓을 돌리며 공세를 강화해왔다.

온라인 도박업체 벳US(BetUS)의 홍보이사 팀 윌리엄스는 미국 노동부가 지난 21일 공개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신규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규모를 81만8000명을 줄여 수정, 발표한 것이 해리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최근 식료품에 대한 바가지 씌우기 금지와 대량 주택 공급 같은 경제 계획을 공개했으나 반응은 냉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식당 종업원들이 손님들로 받는 팁에 대한 과세 금지를 약속하자 해리스도 같은 공약을 내놨다.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온라인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이 1주일전 46% 대 51%로 열세였던 것이 1주일만에 52% 대 47%로 역전시켰다.

해리스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약 3주가 됐으나 언론과의 정식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 대선 후보가 되기전인 지난 6월말부터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해왔다.

과거에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자 이해를 할 수 없는 답을 종종 했던 해리스가 기피하고 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지지자들까지 언론 기피를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해리스는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함으로서 이제는 더 이상 언론을 피할 수만 없다.

FT는 해리스 지지자들이 미국 남부 국경 문제와 가자지구전쟁, 금융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하고 있으나 민주당에서 그를 대선 후보로 강제로 밀어붙이면서 해리스 본인이 정책에 대해 혼란에 빠진 인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9월10일 해리스와 트럼프간 첫 후보 토론회 일정이 잡혀있다.

그동안 유세장에서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는데 익숙해있고 언론과의 소통이 제한적이었던 해리스다.


공화당 전략가 론 본진은 아직도 여러 변수가 남아있는 환경 속에 있다며 만약 해리스가 큰 실언을 한다면 한순간에 그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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