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7명 사망한 부천 화재 호텔 감식...'전기적 요인' 유력

노진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3 14:47

수정 2024.08.23 14:47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경찰 및 소방 관계자 등이 오전 합동 감식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경찰 및 소방 관계자 등이 오전 합동 감식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천=노진균 기자】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 당국이 23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부천시 원미구 중동 모 호텔에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합동 감식에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팀을 비롯해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5개 기관 관계자 33명이 투입됐다.

오석봉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합동 감식 브리핑에서 "화재 장소로 확인된 8층을 비롯해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 규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식 결과를 토대로 폐쇄회로(CC)TV 확인과 목격자 등 참고인 수사를 실시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전모와 방독면을 착용한 조사관들은 과학수사 장비와 카메라 등을 챙겨 줄지어 호텔 건물로 진입했다.

합동 감식팀은 최초 발화점으로 유력한 호텔 810호 객실을 중심으로 사상자들이 발견된 계단과 복도 등 건물 안팎을 면밀히 살폈다.

불이 나기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호텔 측에 '타는 냄새가 났다. 객실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810호는 투숙객 없이 비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발화 지점인 810호가 비어 있던 점을 고려할 때 담뱃불과 같은 실화 가능성보다는 빈 객실에서 누전이나 에어컨 스파크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문한 화재 현장에서 "전기적 요인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감식 과정에서는 호텔로 출근한 30대 직원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 직원은 전날 화재 현장에서 경상자로 분류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퇴원한 상태였다.

경찰은 전담 수사본부를 꾸려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서는 동시에 투숙객과 호텔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22일 발생한 화재로 투숙객 등 7명이 숨졌고, 중상 2명 포함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2004년 준공된 호텔 건물은 모두 63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화재 당일에는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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