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잭슨 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
금리 인하 임박 재확인, 문제는 인하폭
"강한 노동시장 지지" 발언으로 '빅컷' 여지 남겨
금리 인하 임박 재확인, 문제는 인하폭
"강한 노동시장 지지" 발언으로 '빅컷' 여지 남겨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 금리인하 폭을 결정지을 결정적인 지표는 8월 고용보고서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다시 한번 강하게 시사하면서다. 2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예상대로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 고용이 하강할 위험은 증가한 상황이라며 실업률을 염두에 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9월 인하 못박은 파월, 인하폭 힌트는 안줘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날 잭슨 홀 기조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분명한 신호를 다시 한번 보냈다. 연준이 올해 말까지 3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인하해서 내년 봄까지 결국 약 2%p를 인하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서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연 5.25~5.5%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금리를 인하할 때가 왔다"고 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우리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방향으로 인플레이션 수치가 움직이고 있다"며 파월 의장의 연설을 뒷받침했다.
조지타운대 겸임 교수 폴 맥컬리는 이날 CNBC 프로그램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에 출연해 "파월 의장이 2년전 이곳에서 금리인상의 문을 열었던 것처럼 오늘은 금리 인하 문을 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맥컬리 교수는 "오늘 우리는 금리 0.25%p 인하의 여정을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고용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금리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점이다.
이날 파월 의장은 "우리는 노동 시장이 빠르게 식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금리 0.5%p 인하라는 '빅컷' 카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 홀 연설에서 놀랄만한 연설을 했다는 평가를 하는 이유다.
연준 금리인하 핵심 키는 노동시장
시장 참가자들은 현지시간 9월 6일(현지시간)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에서 예상보다 부진했던 7월의 고용지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처럼 미국 일자리 증가가 11만 4000개에 그치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하는 등 부진한 수치가 이어지면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에 빅컷을 단행할 확률은 33%까지 상승했다. 맥컬리 교수는 "특히 고용 시장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표를 받게 된다면 연준이 빅컷을 바로 시작해 금리를 더 빨리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고용지표가 예상과 달리 부진하지 않다면 연준의 9월 금리인하폭은 사실상 0.25%p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0.25p 인하보다 빅컷을 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팀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라이더는 "파월 의장의 '방향은 분명하다'는 발언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동시에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빅컷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SMBC 닛코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라보르냐는 "연준이 9월에 빅컷을 단행한다면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짜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면서 "9월 빅컷이 경기에 도움이 된다면 연준이 0.25%p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연준의 9월 FOMC는 17~18일 양일간 개최된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