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고위 관계자가 24일(현지시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중앙은행 목표에 도달했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하계 휴양 겸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제동을 거는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경고가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정책 기조를 바꿀 시기가 왔다고 선언해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연준이 다음 달 첫 번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바로 이튿날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 잭슨홀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이날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립 레인은 인플레이션이 ECB 정책목표인 2%로 되돌아갔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레인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금리가 긴축적인 수준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금까지 '좋게 개선'됐다면서도 이 정도 개선에 ECB가 얼마나 안도해도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레인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면서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의적절하게 목표로 되돌아가는 행보를 지속하는 한 통화기조는 계속해서 긴축 영역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는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금리 인하 테이프를 끊은 첫 주자다. 이미 6월 기준금리인 예치금리를 0.25%p 인하한 바 있다. 약 5년 만에 첫 금리 인하였다.
예치금리는 각 은행이 ECB에 준비금을 넣어둘 때 ECB가 지불하는 금리다.
시장에서는 ECB가 다음 달을 포함해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이날 레인이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미국 연준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금리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금리 인하 폭을 고심할 때 이런 발언이 나왔다.
레인의 24일 경고는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시장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0.5%p 금리 인하 같은 '빅 스텝'이나 지속적인 급격한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인은 인플레이션 복귀 흐름은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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