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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극심한 거래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했던 후유증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 역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횡보하는 상황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시자의 거래대금은 44조6471억원에 그치며 하루 평균 거래대금 8조9294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셋째주(9조1568억원)에서 또다시 감소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이달 초 급락장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줄어든 모습이다. 시장이 월초 급락장을 벗어나 반등하자 지난 9일 이후 10거래일 가운데 9거래일에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에 미달하는 가뭄이 나타났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996억원에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 초반으로 밀렸던 지난 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2일에는 8조9463억원을 머물며 코스닥시장(9조2168억원)보다 적은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거래대금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지수도 방향성을 잃어버린 양상이다. 지난 5일 2441.55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희석되면서 20일 2696.63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21일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지수의 하루 등락 0.2% 안팎에 머물고 있다. 잭슨홀 미팅과 엔비디아의 실적발표 등 굵직한 이슈들로 인해 관망심리가 증시를 지배하면서 눈치보기가 이어진 때문이다.
거래 규모가이 10조원 아래로 내려온 16일 이후 10거래일에 지수는 올랐지만 상승 종목이 전체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날이 4거래일이 돼 투자자들은 맥이 빠진 모습이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내러티브와 일본의 기습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급락, 곧바로 이어진 V자 반등 이후 국내 증시는 보합권에서 머무르고 있다"며 "변동성지수(VIX) 급등 이후 급락 과정에서의 회복분은 대부분 반영한 가운데 추가적으로 치고 나가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120일 이동평균선에 근접한 아래쪽에서 거래가 이어졌는데 이 구간은 올해 든든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다가 이제는 저항선으로 변했다"고 짚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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