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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서로 공격... 중동 긴장 고조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5 15:54

수정 2024.08.25 15:54

25일(현지시간)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영공으로 보낸 드론이 이스라엘 공군기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EPA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영공으로 보낸 드론이 이스라엘 공군기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2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거점을 선제 타격했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도 곧바로 로켓을 여러 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해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의 충돌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었지만, 일단 전면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스라엘, 전투기 100여 대로 선제 공격

25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알자지라방송 등 중동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투기 100여 대를 동원해 헤즈볼라의 로켓 기지들을 공습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얼마 전 IDF는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는 헤즈볼라 테러 조직을 파악했다"며 "이러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자기 방어 조치의 일환으로 IDF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할 계획이었던 레바논의 테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은 이날 오전 5시에 예정되어 있었으며, 이를 미리 파악한 이스라엘군이 공격 15분 전인 4시 45분에 선제 타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표적이 됐던 미사일 발사대는 모두 파괴됐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 내각을 소집했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에 향후 48시간 동안 국가 비상 상황을 선포했다.

헤즈볼라, 이스라엘 11개 군사기지 타격

헤즈볼라 측에서도 IDF의 선제 타격 발표 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르크가 암살당한 데 대한 '대응 1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11개 군사기지를 타격했다"며 "320여 발의 카투샤 로켓을 발사했고, 무인기를 이스라엘 북부로 날려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어 "첫 번째 단계가 완전한 성공으로 끝났다"며 "첫 단계는 이스라엘 병영과 위치를 목표로 삼아 이스라엘 내부 깊은 곳을 향해 공격용 드론의 통과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골란고원이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미성년자 12명이 사망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르크를 암살했다.

헤즈볼라가 당시 골란고원 공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던 중, 슈르크 사망 수시간 뒤 이란에 머물던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까지 피격되자 이란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양측, 전면전은 자제 분위기

중동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일단 전면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예상되는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응해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먼저 공격했을 뿐, 전면전을 벌이는 데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 채널12방송은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이 확대되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이번 공습에 대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을 노리기 위한 것이 아닌, 이스라엘 시민 수백만 명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전쟁 확대 여부는 헤즈볼라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은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전면전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휴전이 합의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스라엘 언론 와이넷은 "지난달 하마스 정치 책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이란이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레반트 전략문제연구소의 사미 나데르 소장은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이것이 작전 범위와 강도 면에서 큰 확대를 알리는 신호이지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모두 본격적인 전쟁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지쳐 있으며, 헤즈볼라는 레바논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2006년에 발생한 것과 유사한 전쟁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합참의장 중동으로 급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해 IDF의 레바논 공습을 설명하고 역내 확전 방지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숀 세이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안보 관리들에게 이스라엘 대응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계속 지지하고, 지역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동 전면전 방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찰스 Q 브라운 합참의장을 요르단에 보냈으며 수일 내 이집트와 이스라엘도 방문할 예정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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