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절차 3개월 전부터 시작
후보군 상시관리 등 절차 강화
상반기 5대금융 이사회 반대의견 0
CEO 선임 이사회 견제 기능 의문
후보군 상시관리 등 절차 강화
상반기 5대금융 이사회 반대의견 0
CEO 선임 이사회 견제 기능 의문
금융당국이 새롭게 제시한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올 하반기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이 최소 3개월 전부터 시작되면서 은행권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전까지 평균 45일에 불과하던 은행장 선출 기간을 3개월로 은행마다 내규에 명문화해서 승계절차가 형식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검증 절차를 마련하도록 모범관행 대한 원칙을 제시하고 여러 차레 이행 점검을 진행했다. 다만 CEO 선임 절차에서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가 모든 안건을 찬성하는 '거수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이사회가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승계 절차 내재화…편차는 여전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은행 중심 금융지주들은 CEO 경영승계 절차가 최소 CEO 임기만료 3개월 전에 개시돼야 한다는 '은행지주 은행권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내규'에 반영하고 계열사 CEO 후보 추천위원회, 자회사 CEO 후보 추천위원회 등을 가동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에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지난달에도 은행 이사회 의장들을 만나 자채 내재화를 주문하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에 발표한 내용을 은행권이나 지주 상황에 맞게 내재화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번 더 했다"면서 "다 내재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 CEO 후보를 추천하는 금융지주들은 연중 계추위, 자추외와 관련된 회의를 4~7차례 열고 차기 CEO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는 등 모범관행과 관련된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3개월 전 선임절차라는 명시적 규정이 바뀐 이후 규정에 맞게 내규에 반영했고 곧 인선절차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CEO 후보 추천위원회는 상시적으로 열리면서 그 활동 내역을 연차보고서, 반기보고서에 다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5월 기준 24개사(8개 은행지주+16개 은행) 중 CEO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단계별 최소 소요시간을 부여하는 것은 24개사 중 6개사만 이행하는 것으로 금감원 조사 결과 나타났다. 후보군에 대한 주체 및 평가방식을 다양화하고 외부평가기관 및 외부전문가 등을 활용하는 것도 기존에 이행을 완료한 곳은 24개사 중 9개사에 불과한 등 은행, 지주별로 이행 결과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이사회'찬성'일색…CEO 선임역할 주목
올 상반기 KB·신한·하나·우리·NH 5대 금융지주 뿐만 아니라 BNK·DGB·JB금융지주 사외이사도 올 상반기 이사회 회의에 상정된 모든 안건들에 대해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이사회가 평가 주체와 방식을 다각화해 '현 CEO 및 임원에 치우치지 않은' 의사 결정을 할 지 주목된다.
이는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제외하고 본 이사회 회의만 집계한 결과로 올해 상반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가 개최한 총 32차례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주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단 한건도 없었다. 신한금융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에서 올해 퇴임한 이윤재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딱 1번 행사한 바 있지만 주요 안건엔 모두 찬성했다. 사외이사의 규모와 다양성이 커졌고 내부 교육은 강화됐지만 여전히 견제기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CEO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에 속한 사외이사들은 잠재적인 후보군 관리부터 CEO 후보 선정 기준을 세우고 선임 절차, 후보자 확정까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모든 안건에 사외이사들이 찬성 의견을 내는 등 은행, 지주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역할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은 모범관행에 연 1회 이상 이사회와 사외이사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평가에 있어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하는 등 평가체계 마련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정식 이사회 전에 간담회에서 이사회에 올릴 안건을 토론하면서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미리 수정하기 때문에 안건에 대한 반대가 없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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