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잃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석달간 자율공시·예고 18곳 그쳐
세제혜택 불확실성이 불참 원인
내달 밸류업 지수 발표에도 악재
석달간 자율공시·예고 18곳 그쳐
세제혜택 불확실성이 불참 원인
내달 밸류업 지수 발표에도 악재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기업은 모두 8곳에 불과하다. 국내 증시 전체 상장사 수(2594곳)를 감안하면 참여율은 0.3%에 그친다. 밸류업 자율공시를 하겠다고 예고(안내공시)한 상장사(10곳)를 합쳐도 1%를 밑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27일부터 밸류업 공시를 시작했다.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과 비교하면 국내 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는 더욱 도드라진다. 일본의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된 후 4개월 동안 10% 넘는 상장사가 공시에 동참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전체 상장사(3200여곳) 중 절반에 가까운 1481곳이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이 공시를 망설이는 이유로는 세제혜택의 불확실성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지난달 25일 밸류업 참여기업에 대해 상속세 완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법인세 세액공제 등의 인센티브가 제시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입법에 이르지 못했다.
공시에 대한 부담감도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계획을 이행하지 못해도 페널티가 없다고 하나 투자자들의 비판은 피할 수 없다. 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 쏟아지는 비판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나 DB하이텍이 공시를 한 뒤 '알맹이가 없다'는 혹평을 받으면서 기업들이 위축된 모습"이라며 "선뜻 나섰다가 비난을 받느니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 여부를 보고 결정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첫걸음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후속 과정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업들의 참여가 계속 부진할 경우 다음 단계인 밸류업 지수 발표와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 등이 힘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밸류업 지수는 다음달 확정 발표할 예정이지만 참여율이 낮아 기업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하반기로 갈수록 공시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4·4분기께는 참여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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