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지난 몇 년간 여행업계가 겪은 큰 변화 중 하나를 짚는다면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 및 방문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업무와 휴식을 동반한 워케이션, 체험과 배움 중심의 런케이션도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전국 곳곳에 카페처럼 꾸민 독채형 펜션이나 한옥호텔 등 서비스 품질이 높은 이색 숙소들이 빠르게 생겨났다.
이러한 흐름은 통계자료로도 뒷받침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국내여행 및 농촌여행 트렌드'를 주제로 온라인 언급량과 키워드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이는 최근 4년간 온라인에 게시된 146만여건의 데이터를 토대로 국내여행 및 농촌여행 트렌드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내여행 관련 정보량은 매년 최소 3만건 이상씩 증가해왔다. 팬데믹 초기에는 비대면 여행 등의 키워드가 주목받았으나 이후 촌캉스, 한달살기와 같이 방문지역에 중장기로 체류하는 형태로 확산됐다. 특히 '여행가는 달' 캠페인과 숙박 할인쿠폰 지원, 임시공휴일 지정 등 정부의 여행장려 정책이 시행되는 달에 정보량이 더욱 상승했다.
최근 1년간 국내여행 관련 언급량은 약 44만건으로 제주(16%)와 부산(12.8%), 강원(9.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주요 검색 키워드로는 체험, 경험, 휴식, 힐링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여행은 바다와 워케이션으로 각광받는 지역이 선호됐고, 농촌여행에서는 휴식·경험·학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농촌여행지로는 전라권과 충남, 경기 등 서해안 인접 지역에 관심이 쏠렸다.
국내여행을 떠난 이들이 SNS에 공유한 사진과 체험후기도 수요 촉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행객들은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만 벗어나도 여유를 체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전국의 89개 시군구가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한다. 생활인구가 늘어날수록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에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국내외 방문객 유치에 나서는 상황이다.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7일부터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를 열고 비수도권 지역 숙박할인권 20만장을 선착순 배포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또 한번의 마중물인 셈이지만, 지역관광 생태계가 아직까지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수년간 국내여행 시장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온 만큼 이제는 지역 스스로가 수요를 창출하며 독자적인 길을 걷기를 기대해본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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