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

신축 비싸고 재건축 쉽지 않다...'준신축' 아파트 몰린다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7 15:42

수정 2024.08.27 15:42


서울 아파트 연차별 매매가격 상승률
(%)
5년 이하 5년 초과 ~ 10년 이하 10년 초과 ~ 15년 이하 15년 초과 ~ 20년 이하 20년 초과
2024년 01월 -0.08 -0.14 -0.21 -0.1 -0.21
2024년 02월 -0.16 -0.1 -0.07 -0.07 -0.18
2024년 03월 0.03 0.03 0.06 0.07 -0.08
2024년 04월 0.23 0.28 0.25 0.12 0.07
2024년 05월 0.24 0.38 0.31 0.19 0.15
2024년 06월 1.03 0.86 0.81 0.47 0.46
2024년 07월 2.34 1.64 1.67 0.97 1.01
합계 3.63 2.95 2.82 1.65 1.22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매매가격지수(아파트))

[파이낸셜뉴스]#.신혼부부 A씨는 두달째 주말이면 아파트 임장을 다니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000건을 돌파하면서 내집마련 열기가 커지자 부랴부랴 소형 평수 아파트를 찾고 있다. 전용 60㎡ 3룸을 찾지만 서울 신축 대부분이 10억원을 넘는다. 저렴한 노후 아파트로 눈을 낮췄지만 태어날 아이를 위해 초등학교가 있는 '초품아'를 포기하긴 쉽지 않다. 적당히 낡고 갖출 건 갖춘 10년차 단지를 살피는 이유다.

준공 10년 이하 '준 신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신축은 몸값이 이미 높아졌고 재건축은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준 신축에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시장에서도 준 신축 경매 물건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는 분위기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변동률을 합산하면 신축을 제외하면 준신축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5년이하 3.63% △5년초과~10년이하 2.95% △10년초과~15년이하 2.82% △15년초과~20년이하 1.65% △20년초과 1.22% 등이다.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에 근접한 20년초과 노후 단지 보다 준신축이 2배 이상 많이 오른 셈이다. 서울 아파트 대다수인 약 75%는 준공 15년 초과 단지다.

올해 가장 매매거래가 많은 서울 아파트 10곳 중 6곳이 '준공 10년이하' 단지다. 5년이하 신축 2곳을 빼도 4곳이 준 신축이다. 아실에 따르면 금일 기준 △1위 송파구 헬리오시티(273건, 2018년 준공) △3위 강동구 고덕그라시움(202건, 2019년) △4위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165건, 2014년) △5위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159건, 2020년) △6위 고덕아르테온(149건, 2020년) △7위 서대문구 DMC파크뷰자이(136건, 2015년) 등이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거래 증가가 맞물리면서 준 신축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신축 아파트값 상승폭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신축 프리미엄'이 빠진 준 신축으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신축 값어치와 밀접한 분양가 및 경쟁률이 고공행진 중인 점도 이유다.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4401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37.6%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5.8대1이다.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갈등 여파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에 사업진척이 난항을 겪는 곳도 많아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예전에는 신축과 재건축 단지만 비쌌는데 준 신축도 수요가 커졌다"며 "신축이 희귀한데다 신축 매수를 위한 분앙권·입주권은 양도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이상 재건축 단지는 수요가 높은 강남권의 경우 가격이 비싸 실수요자 접근이 어렵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에선 준 신축 물건에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9일 법정경매에 나온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에는 응찰자 24명이 몰려 24억777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101%이다. 지난 6일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14㎡는 23억24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05.2%, 응찰자 26명이 몰렸다. 지난달 30일 서대문구 디엠씨센트럴아이파크(2018년 준공) 전용 84㎡는 11억8030만원에는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20명이 입찰에 나서 낙찰가율(101.8%)은 100%를 넘어섰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신축 경우 채권채무 관계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드물어 최소 준공 후 3년 후부터 경매에 나오는 게 일반적"이라며 "경매 상담을 하는 실수요자들 차선책으로 준 신축을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매시장에서 투자자보다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어 준 신축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