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앞두고 환경 허가 재검토라는 변수에 부딪혔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HMGMA를 올 10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라 예정대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 HMGMA 측은 "관련 당국과 협력을 통해 예정대로 4·4분기부터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2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육군 공병단이 지난 23일에 조지아주 당국과 현지 경제 개발 기관들에 서한을 보내 현대차그룹이 2022년 얻은 환경 허가를 다시 검토한다고 알렸다. 공병단은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함께 수자원 등 미국 내 전략 자원 관련 허가에 개입하고 있다.
공병단은 서한에서 2022년 환경 허가 당시 현대차그룹이 지역 주민 식수원인 지하 대수층에서 하루 2500만ℓ의 물을 공업용수로 끌어 쓰길 원했지만, 조지아주 당국과 경제 개발 기관들이 해당 요구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병단은 허가 당시 개발 업자들의 정보에 의존해 "지역 및 개인의 물 공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해당 판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총 투자액 76억달러(약 10조11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신공장 HMGMA를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하고 있는 가동 시점은 올해 10월이며,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가동 이후 약 8000명의 고용이 예상되는 대규모 공장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조지아주에 연산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도 조성 중이다. 신공장에선 현대차 아이오닉9, 기아 EV9,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GV90 등의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까지 함께 양산하게 된다.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여전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의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HMGMA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IRA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환경 허가 재검토라는 뜻밖의 변수를 만난 것이다.
현대차그룹 HMGMA 관계자는 "HMGMA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으며, 서배너 경제개발청이 미국 육군공병단의 자료 요청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SEDA)의 트립 톨리슨 청장은 "앞으로 10일 안에 공업용수와 관련된 최신 정보가 공병단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병단의 재검토가 일반적으로 1개월 안에 끝난다고 추정한다"며 "재검토가 사업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 10.0%를 기록해 포드(7.4%), GM(6.3%)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4분기 기준 49.7%다.
cjk@fnnews.com 최종근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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