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료계 '간호법' 입법시도 멈춰야.."국민 생명 위협할 것"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7 16:18

수정 2024.08.27 16:18

의협, 전의교협, 대한의학회 등 공동 성명 내
PA 활성화 "간호사를 의사로 둔갑시킬 것"
대한간호협회가 27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간호협회가 27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의료계가 정부와 여야가 추진하고 있는 간호법 입법은 졸속 추진된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입법시도를 멈추라고 주장했다.

27일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학회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간호법의 정략적 추진에 반대하며 정부의 저질 정책에 국회마저 동원되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진료보조(PA) 간호사' 활성화는 전공의들에게 의료현장에서 떠나라고 부채질하는 정책으로 불법적으로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를 시키는 일부의 관행을 합법화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빠진 자리를 PA로 채운다면 앞으로 전공의 수련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는 간호사를 의사로 둔갑시키는 발상이며 의사의 일을 간호사에게 맡기면 결국 국민과 환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정부의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즉흥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이로 인해 의료현장이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PA 활성화라는 땜질식 처방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고,환자안전을 명분으로 의사의 개업을 제한하는 진료면허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그러면서 정부는 간호사가 의사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간호법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이를 모순으로 지적하며 정부의 정책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고, 어떨 때는 환자 안전을 내세우다 또 어떨 때는 환자 안전을 내다 버리는 식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국회에도 의료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성급한 입법시도를 중단하라고 강조하면서 "간호사를 여전히 의료법상 의료인에 포함하면서 별도의 간호법을 제정하는 것은 법 간의 상호충돌을 야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간호법은 의료법과 달리 처벌이나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간호사가 간호법을 위반해도 간호법으로는 제재를 할 수 없다"며 "이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매우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처한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고, 당연히 해결책이 논의돼야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행태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의료현장에서 PA가 필요하다면 교육과 훈련 과정, 질 관리, 업무범위와 위반시 제재방안, 응급구조사나 의료기사 등 다른 직역과의 업무조율, 전공의 수련에 미치는 악영향 최소화 등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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