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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품질이 최우선" 강조… 체질 개선 이끈 ‘지략가’[fn C라운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7 18:15

수정 2024.08.28 08:43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시장 장기침체기 극복 밑그림 제시
OLED에 역량 집중 ‘대대적 재편’
최초 8.6세대 라인 구축 양산 계획
직원에 자사 OLED 탑재 車 제공도
"기술과 품질이 최우선" 강조… 체질 개선 이끈 ‘지략가’[fn C라운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자사의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미니 컨트리맨' 국내 1호 차량을 포함해 총 4대를 인수해 직원들에게 레저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매주 신청자를 받아 추첨을 통해 이용자를 선발하는데, 참여 열기가 매우 뜨겁다. 유류비는 물론 보험료, 톨게이트비 등 일체 비용을 회사에서 모두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2021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고 있는 최주선 사장(사진)의 아이디어다. 이처럼 최 사장은 평소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회사생활에 활력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고민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졌다. 특히 뉴 미니 컨트리맨에 들어간 9.4형 크기의 차량용 원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으로, 실제 차량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경쟁 우위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인 셈이다.

■ OLED 선제 투자로 체질 개선

최 사장은 디스플레이 사업 중장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는 '지략가'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시장의 장기 침체기를 극복할 밑그림을 그리며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취임 후 업황에 민감하고 수익성이 낮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과감하게 접는 대신 성장성이 높은 OLED 위주로 투자 역량을 모으는 등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주문한 결과다.

최 사장은 2020년 초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미주총괄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4년간 CEO로 재임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2004년 삼성전자 입사 후 D램 개발실장, 전략마케팅실장, 미주 총괄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폭넓은 사업 경험을 쌓은 최 사장은 고객의 선택과 사랑을 받는, 격이 다른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회사의 모든 부분에서 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 초부터 "연구소가 '작품'을 만들면 개발과 제조가 이를 '제품'으로 만들고, 영업과 품질 부서는 고객의 사랑을 받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제조업의 본질"이라며 기술과 품질을 강조해왔다.

최 사장은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올해 사업 계획으로 '아임 파인 큐!'(I AM Fine Q!)를 제시했다. '아임 파인 큐'는 △IT △오토모티브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폴더블 △QD-OLED 등 핵심적인 차세대 사업의 앞글자를 조합한 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 세계 최초 8.6세대 OLED로 초격차

올해부터 제7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최 사장은 2027년 중국을 제치고 디스플레이 세계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 태블릿 중심의 IT 산업의 기술 흐름을 LCD에서 OLED로 전환하며 빠르게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애플 등 주요 제조사가 OLED가 탑재된 태블릿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IT용 OLED 시장이 본격 개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 사장은 패널 업체들 중 가장 빨리 8.6세대 최첨단 라인 구축에 나서며 시장의 흐름을 바꿔가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아산 신공장은 세계 최초의 8.6세대 라인으로 기존 6세대 대비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는 유리기판 면적이 2배 이상 커져 생산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곳에서 연간 1000만장의 IT용 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계획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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