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까지 조이기 시작하면서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신규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할 경우 기존 1억~1억5000만 원이었던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제한한다. 신용대출인 마이너스통장의 자금을 통해 갭투자 등을 하는 사례가 있어 이같은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아직까진 KB국민은행 외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제한하는 은행은 없다. 다만 가계대출 수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각 은행이 신용대출도 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기에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도 마이너스통장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연간 소득 대비 각종 대출 상환 원금·이자 비율이 은행 기준 40%를 넘지 못하게 하는 대출 규제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의 대출 한도를 정하는 기준인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오는 9월부터 수도권은 1.2%포인트(p), 비수도권은 0.75%p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1억원 초과)도 DSR 산정에 포함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해 DSR 40%를 채워 대출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연간 소득이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등에 변화가 없다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시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결국 2단계 시행 이후 마이너스통장을 재개설해야 하는 경우라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보통 10년까지 연장 심사를 거쳐 한도 내에서 자금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기한이 끝날 경우 재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된다.
DSR 40%로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9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마이너스통장을 재개설하게 된다면, 주담대 등 다른 대출을 줄이지 못하면 마이너스통장 한도 하향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금융당국은 일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 제한과 관련해 실수요자 등에 불편이 있을 경우 개선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실효성 부분은 은행연합회를 통해서 같이 한번 점검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에서 발표한 것에 대해 실수요자나 국민 불편이 있으면 다시 한번 개선한다든지 이런 작업은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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