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보다 투명한 KOFR, 정착 속도 더뎌
오랜 관행에 시장 참가자들 도입 공감대 낮아
“이자율 스왑시장서 일정비율 이상 거래토록”
“공개시장운영 기관 선정시 KOFR 실적 반영”
오랜 관행에 시장 참가자들 도입 공감대 낮아
“이자율 스왑시장서 일정비율 이상 거래토록”
“공개시장운영 기관 선정시 KOFR 실적 반영”
■지표금리 전환 속도 내는 당국...“인센티브 방안 적극 추진”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자금시장팀장은 “이자율 스왑 거래에서 신규 거래 시 일정 비율 이상 KOFR OIS(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행정지도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공개시장 운영 대상기관 선정 시 코파 거래 실적을 반영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은과 금융위가 CD금리에서 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3월 발족한 민관 합동 워킹그룹을 통해 구체화된 성과다.
KOFR은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사용해 산출한 우리나라의 무위험지표금리(RFR)다. 국제 파생거래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던 리보(LIBOR)가 지난 2012년 호가담합 사건을 계기로 신뢰성을 상실한 이후 주요 선진국이 새롭게 RFR을 개발했는데, 우리나라도 한은과 금융위가 지난 2019년 6월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을 출범시켜 KOFR을 개발했다.
그러나 오랜 관행으로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CD금리를 기반으로 이뤄지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CD금리는 거래량이 부족해 실제 자금 수급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금리 하락기에는 시장금리 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직성을 보이는 반면, 시장불안 시에는 신용위험이 부각돼 과도하게 상승하며 금융 소비자에 불리할 수 있다.
한은은 앞으로 KOFR 연계시장을 △OIS △선물 △변동금리부채권 △대출 등 4개로 구분하고 인센티브 등 KOFR 활성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황 팀장은 “행정지도나 인센티브 방안 등은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금융기관이 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협의체와 소통해 충격이 최소화되는 시점을 찾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OFR 정착 시 금융소비자 편익 상승...“통화정책 유효성도 제고”
공대희 한은 금융시장국 공개시장부장은 “현재 CD금리를 기반으로 한 대출금리 산정체계는 조달 비용의 변동 리스크를 고객이 부담하고 있는 것”이라며 “KOFR는 기준금리에 붙어서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 리스크의 부담 주체가 고객에서 은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은 KOFR 도입으로 통화정책의 유효성도 제고될 것으로 판단했다. KOFR는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시작되는 초단기시장에서 결정되는 익일물 RP 금리인 만큼 한국은행 기준금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021년 11월 KOFR 산출 이후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0.9bp, 12.8로 같은 기간 중 CD금리(28.1bp, 22.7)보다 낮았다.
지난 6월 한은의 주요 과제로 KOFR를 꼽은 이 총재도 이날 개회사를 통해 KOFR 도입 활성화를 당부했다. 그는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고착화된 CD금리 사용에서 자발적으로 탈피할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익일물 변동금리와 기일물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OIS시장의 부재 등 여건도 부족했다”고 짚었다.
이어 “파생상품시장의 주요 거래상대방인 외국 금융회사에서는 아직까지는 이러한 국내 관행을 불가피하게 수용하는 분위기이나 신용위험이 포함된 CD금리가 국제적인 추세와 달리 계속 사용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점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 앞에 놓인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려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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