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부족 우려·금리인하 기대감 상승으로 매수세 '활활'
9월부터 스트레스 DSR 강화…치솟는 집값 안정 효과 제한적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부동산 시장이 연일 들썩이고 있다.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넘어 서울 외곽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강남 등 전통적인 선호 지역에서 집값이 연초 대비 수억원 넘게 상승하면서 전고점에 다다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2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택공급 부족 우려 등이 겹치면서 자칫 3년 전인 2021년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준상급지 일부 단지에서는 전고점을 넘어선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멈출 기미가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8% 오르면서 2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주(0.32%) 대비 상승 폭은 축소됐다.
자치구별로 서초구(0.59%)는 반포·잠원동 한강변 선호단지 위주로, 송파구(0.48%)는 신천·잠실동 위주로, 강남구(0.39%)는 개포·압구정동 위주로, 동작구(0.34%)는 노량진·상도동 중·소형 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29%)는 신길·영등포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강북에서는 성동구(0.57%)는 금호·행당동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마포구(0.37%)는 아현·염리동 신축단지 위주로, 용산구(0.32%)는 한강로·이촌동 위주로, 광진구(0.31%)는 광장·자양동 학군지 우수 단지 위주로, 동대문구(0.22%)는 전농·회기동 위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초·강남을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며 "마포·용산 등 강북권 소재 인기 단지는 매도희망가격 상승에 따른 관망 분위기가 다소 존재하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전용면적 132㎡)'는 지난 22일 51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도 34억3500만원에 종전 신고가를 넘어섰고,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84㎡)'는 4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2월 3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4개월 만에 6억원이 올랐다.
실제 서울 용산구와 서초구 등 전통적인 주거 선호 지역의 아파트값이 집값 급등기였던 지난 2021·2022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7월 이후 계약된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직전 3년 6개월(2021년 1월∼올해 6월) 동안 거래된 같은 단지, 같은 평형대 가격의 고점 대비 평균 89.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집값은 전고점을 사실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 실거래가는 고점의 98.8%까지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격 수준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서초구(98.7%), 강남구(97.1%), 마포구(95.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뒤늦게 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시행하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를 현행 0.75%p에서 1.2%p로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득 5000만원 차주가 변동금리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3억1500만원에서 2억8700만원으로 2800만원가량 줄어든다.
다만 부동산 시장에선 내달부터 스트레스 DSR 강화되더라도, 실제 집값 안정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정되고, 이에 따라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스트레스 DSR 강화를 집값 상승 신호로 인식해 패닉바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패닉바잉 심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파트를 향한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패닉바잉 등 과열된 시장을 경험한 젊음 세대들이 사이에서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내달부터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더라도 부동산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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