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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개혁 의지 재천명한 尹, 미래 위해 野도 협조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9 18:23

수정 2024.08.29 18:56

29일 국정브리핑 열어 현안 설명해
연금지급 법에 명시, 개혁 불퇴 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법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청년과 중장년 세대의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고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구조개혁을 임기 내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29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2시간여에 걸쳐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했다. 취임 후 세번째다. 연금을 포함해 의료·교육·노동과 저출생 대응, 이른바 절체절명의 '4+1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무게를 둔 정책이 국민연금과 의료 개혁이다.
윤 대통령은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연금개혁은 이번 정부가 국회에 공을 넘긴 후 보험료율, 소득대체율과 같은 모수개혁으로 입씨름하다가 시답잖게 끝나버렸다. 보험료 세대별 차등화는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제도다. 그런 만큼 세대와 계층 간 손익 등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설득과 타협 없이는 어렵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국가지급 법제화를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주목된다. "그래야 청년들에게 '우리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는 발언에 동의한다. 지난해 10월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 지급보장 명시 규정이 나오긴 했다. 지난 4월 국민연금 공론화 때도 시민대표단 92%나 찬성한 것도 그것이다. 국민들의 기금고갈 우려를 낮출 수는 있을 것이다. 절호의 승부수다.

그러나 모수와 구조개혁이 필수 전제가 돼야 한다. 자칫 국가가 다 보장하는데 뭐하러 개혁하느냐는 식으로 흘러갈 수 있다. 결국 세금으로 모두 보전해야 한다. 나라 재정도, 연금 미가입자의 형평성 등 따져볼 문제가 많다.

의료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공의에게 과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문의와 진료지원(PA)간호사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응급의사들이 부족한 것이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의대정원 증원과 지역·필수의료 복원 등 의료개혁을 상당수 국민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공백 6개월째 '응급실 뺑뺑이'와 같이 의료현장 혼란이 지속되자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가야 하나"라는 걱정 또한 크다. 곧 다가올 추석연휴 응급의료 체계를 안정적으로 작동시켜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개혁' 목소리를 높였던 윤 대통령의 의지는 이해된다. 당정 갈등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전혀 문제가 없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자유민주주의"라고 했다. 영수회담에 대해선 "그걸로 문제가 금방 풀린다면 열번이고 왜 못하겠나"라고도 했다. 그러나 30%대 초반의 낮은 지지율, 여소야대 국회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슈마다 당정 간 불통 마찰이 툭툭 터져나오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국민 공감대가 넓고 깊으면 개혁은 성공한다. 개혁에 수반되는 갈등과 고통을 세대가 공정히 분담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 사회적 약자 등을 포용하는 크레디트 등 보완책도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개혁은 말의 성찬이 아니다. 큰 틀을 잡았다면, 정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대 그 속을 채울 내용을 수십 수백 번 고쳐 정교하게 짜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만 3년도 남지 않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개혁의 성과를 내야 한다.
거대야당은 국익과 나라의 미래 일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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