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 200억 원 돌파…최근 5년 성장률 28% 육박
- 필리핀·탄자니아 등과 오랜 파트너십으로 운영·유지보수 직접수행
[파이낸셜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말레이시아 전동열차 개량 컨설팅으로 해외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코레일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연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1일 코레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해외사업 매출 증가율은 27.5%를 보이며 ‘KTX급 성장속도’를 내고 있다. 코레일의 올해 목표 매출액은 214억원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7년의 매출액인 8억 원 대비 26배, 2022년 매출액보다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현재까지 누계 수주액은 총 3833억원(코레일 지분 1696억원)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 확장은 코레일의 해외사업 추진전략과 그간 쌓아온 철도운영유지보수 기술력과 노하우에 따른 결과다. 코레일은 교류·연수부터 건설·기술 자문, 운영유지보수(O&M) 자문, O&M 직접 수행까지 이어지는 ‘해외사업 표준모델’ 전략을 수립했고, 올해 말 마지막 4단계인 O&M 직접 수행 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울러 코레일은 최종적으로 설계·건설단계부터 철도운영 방안 자문, O&M까지 수행하는 ‘EPC(엔지니어·조달·건설)+O&M’ 사업 추진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필리핀서 쌓은 신뢰,사업 수주로 연결
코레일은 지난 2012년 마닐라 경전철(LRT-1) 철도시설 개량사업을 시작으로 필리핀에 진출했고, 2-16년 마닐라 도시철도(MRT-7) 시스템 설계 및 건설 자문사업으로 발주처 산미구엘과 첫 교류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MRT-7 시운전, 시스템 검증 등 O&M 전반에 대한 자문과 핵심인력(기관사, 관제사) 양성 교육 등을 수행하며 내년 MRT-7 개통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5일 필리핀 현지에서 열린 MRT-7 발주처인 산미구엘 경영진과의 회의에서 MRT-7의 안정적인 개통과 운영을 위해서는 코레일의 O&M 직접 참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코레일과 산미구엘은 올해 말까지 세부적인 실무협의를 거쳐 O&M 계약체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는 130년의 한국철도 역사, 50년간의 광역철도, 20년간의 고속철도 운영 경험으로 축적한 코레일의 우수한 기술역량과 지난 9년간 발주처와 쌓아온 탄탄한 신뢰가 시너지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코레일은 앞으로 O&M 직접 수행 사업 수주를 통해 해외에서 장기 수익원을 확보하고, 향후 연계 노선 철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해외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아프리카에 울린 코레일發 ‘기적소리’
지난 7월 25일 탄자니아의 경제수도인 다르에스살람에서 행정수도인 도도마를 잇는 ‘표준궤철도(SGR) 개통’ 기념열차가 출발했다. 코레일은 2017년부터 해당 구간 철도사업의 타당성 조사, 건설감리 자문, O&M 자문사업을 맡아왔다. 첫 해 5명의 엔지니어 파견을 시작으로 점차 파견자를 늘려 현재 코레일 직원 16명이 현지 지사를 지키고 있다. 그렇게 7년간 이어온 사업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코레일은 탄자니아에서 2014년 ‘음트와라~음밤바 베이 철도건설 타당성 조사 사업’을 시작으로, 탄자니아의 대규모 철도사업인 중앙선(총연장 1219㎞) 표준궤 철도 건설감리, 운영유지보수 자문사업 등을 수행하며 한국철도의 선진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코레일은 탄자니아 철도공사 사장과 SGR 운영 기술지원과 유지보수 분야 참여방안, 기존선(MGR) 개량사업 등 철도사업 확대를 논의했으며, 7월에는 탄자니아는 물론 동아프리카 내 주변국까지 연결되는 철도 인프라 개발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코레일은 탄자니아 철도공사와 그간 구축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탄자니아 철도교육훈련센터’ 건립 등 신규사업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탄자니아 중앙선 철도 개통 후 기술지원과 운영·유지보수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민간기업과 손잡고 해외 ‘동반진출’
코레일은 올 상반기 6개 국내 민간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총 680억 규모의 방글라데시, 몽골 신규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코레일은 철도산업의 맏형으로서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한국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며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엔지니어링사 등 24개 국내 기업과의 해외사업 협력 간담회를 열어, 새로운 사업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며 해외철도시장 공동진출에 노력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의의는 단순한 사업 파트너에 그치지 않는다. 코레일 나아가 한국의 철도기술을 도입한 국가의 철도 산업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가 있다. 코레일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KTX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로 해외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해외시장 선점을 위한 국제경쟁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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