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업종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에도 이달 주가 하락세를 못 면한 조선주에 대해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30일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조선주들의 주가가 7월 말부터 8월 초 이후 큰 폭으로 하락 중"이라며 "조선주 종목별 8월 주가 수익률은 HD한국조선해양 -10.5%, HD현대중공업 -10.4%, HD현대미포 -13.9%, 삼성중공업 -13.3%, 한화오션 7.0%으로 한화오션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들어 조선 업종은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올해 1~7월 누적 기준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3559만 CGT(표준선환산톤수)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도 지난해 말 178.4pt에서 최근 188.8pt로 5.8% 상승한 상태다. 주요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 역시 건조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기록한 상황이라 최근 주가 하락은 이례적이라는 평마저 나온다.
정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조선주들의 장기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과 이에 따른 차익실현이 수급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인하 임박과 이에 따른 환율 하락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 업종 주가는 원화 환산 신조선가 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조선사들의 손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현재 1333원 수준인 달러·원 환율이 내년 말 126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은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상반기 대량 수주에 성공하면서 3년 이상의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하반기 수주 전략은 충분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 중심 선별 수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주잔고의 질을 향상시켜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전략이지만, 단기적 수주 모멘텀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주가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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