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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X 금지된 브라질 시민들 "세계와 단절" 고통 호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1 07:23

수정 2024.09.01 07:23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 X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브라질에서 전면 금지되면서 브라질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법원 은 브라질에서 X에 우회접속할 경우 하루 약 1200만원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로이터 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 X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브라질에서 전면 금지되면서 브라질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법원 은 브라질에서 X에 우회접속할 경우 하루 약 1200만원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로이터 연합


소셜미디어 X가 대법원 결정으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금지된 뒤 브라질 시민들이 "세계와 단절된 것 같다"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P는 브라질에서 X 금지를 놓고 사용자와 정치인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많은 브라질 시민들이 이날 상당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X 대신 다른 소셜미디어로 갈아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이 시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는 가짜뉴스와 혐오발언을 일삼는 계정들의 사용을 막으라는 대법원 결정에 반발하면서 결국 31일 새벽부터 브라질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X 금지와 함께 VPN(가상사설망) 등을 이용한 우회로를 통해 X에 접속할 경우 하루 5만헤알(약 1192만원)을 벌금으로 물리도록 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X와 지모라이스 대법관 간 다툼의 결말이다.

X는 대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2주 전인 지난달 17일 브라질 법인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브라질은 그렇지만 X에 매우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한 곳이다. 사용자 수가 수억명에 이르는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다.

AP에 따르면 브라질 작가로 X 사용 빈도가 높은 치코 바니라는 이는 인스타그램 산하의 문자 기반 소셜미디어인 쓰레드를 통해 "이제 전 세계에서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느낌"이라면서 "기괴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안 소셜미디어가 뜨고 있다.

X 사용금지가 임박해지자 이미 브라질에서는 대안 소셜미디어인 블루스카이 사용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출범한 블루스카이는 30일 브라질 신규 사용자가 지난 수일 동안 약 20만명 증가했다면서 "분 단위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밝혔다.

AP는 X가 브라질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정치적 논쟁에서 중요한 토론의 장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정치인, 언론인, 기타 여론 주도층에서 매우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X는 브라질에서 유머를 창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밈들은 상당수가 X에서 시작한 것들이다.

브라질 시민들만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X에서 브라질 팬들을 잃은 팝스타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래퍼 카디 비는 30일 X에 올린 글에서 "잠깐, 수많은 내 팬들의 페이지가 브라질 팬들 것이잖아!!!"라면서 브라질 팬들이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팬 페이지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배우 티모시 샬라메 팬클럽 페이지 한 곳은 관리자 전원이 브라질 사람들인 터라 페이지 업데이트가 전면 중단됐다.

한편 브라질 변호사협회는 30일 성명에서 대법원에 VPN 등을 통한 X 우회로 접속에 대규모 벌금을 매기도록 한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협회는 시민들이 갑작스러운 대법원 결정으로 X에서 다른 소셜미디어로 갈아탈 시간도 없었고, 방어할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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