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대왕고래만 있는 게 아니다"...한국가스공사, 다시 떠오른다 [e종목은 왜]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1 16:47

수정 2024.09.01 16:47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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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더 오를 호재들이 차고 넘친다."
한국가스공사의 주가가 반등세를 타면서 투자자들도 종목토론방에서 이같이 자신감 넘치는 의견들을 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동해 가스전 이슈에 다른 호재가 가려졌다"며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대왕고래에 다른 호재 묻혔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지난 8월5일 3만7950원에서 8월30일 5만2200원으로 37.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도 2조9922억원으로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전체 7위에 올랐다.


폭락장(8월1~5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2조원을 넘고, 상승률이 30%를 넘은 종목은 유한양행과 한국가스공사 뿐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겼지만 주가 상승률은 각각 4.06%, 11.27%에 불과했다. 폐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과 함께, 한국가스공사는 폭락장 이후 주도주로 떠오른 셈이다.

한국가스공사의 강세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영향이 컸다. 지난 6월 정부가 영일만에 석유 매장 가능성을 제시한 이후 4만원도 안 되던 주가가 6월24일 6만3500원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최근에도 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시추를 위한 보급선 용선·용역 계약 체결 소식에 주가가 들썩였다.

원·달러환율과 유가 하락 등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의 개선도 국내 에너지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가스공사를 포함해 한국전력, 삼천리 등 에너지기업이 포함된 KRX 유틸리티 지수는 지난 달 5일 555.40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 달 30일 648.84로 16.82%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헬스케어지수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원화 강세 수혜와 더불어 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실적 호재까지 겹쳤다.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15% 상승한 4657억원이다.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보다 81.72% 높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민수용 가스요금의 6.8% 인상계획도 향후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57% 늘어난 2조2923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LS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요금 인상이 향후 몇 차례 더 순차적으로 발표되거나, 연말 배당 재추진 정책 발표 등 가치조정 요인이 발생하면 목표주가는 상향조정될 수 있다"라며 "동해 가스전 이슈에 요금인상 모멘텀이 오히려 매몰된 상황"이라고 봤다.

■"아직 넘어야 할 산 많아"
다만 현재 주가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에프앤가이드의 목표주가 평균은 5만2417원으로 현재 주가(5만2200원)와 큰 차이가 없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가장 높은 8만3000원으로, 투자 의견은 '강력 매수'로 제시했다. 그는 "2·4분기 실적을 보면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이연 법인세 영향으로 당기순이익도 증가했다. 특히 국내 도매 사업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취약계층 지원 일회성 비용 기저효과로 흑자 전환했다"며 "발전용 가스 미수금이 회수돼 전체 미수금은 15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대왕고래 가스전 테마로 인한 밸류에이션 상향도 높은 투자 매력의 한 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증권 류제현 연구원은 "동해 자원 개발에 대한 수혜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충족해야 할 조건이 많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그는 "대규모 자원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투자 여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현재 총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 회수가 필요하다.
부채비율 역시 42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가스요금 인상이 본격적인 미수금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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