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인터뷰]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포트폴리오 다변화 숙제...‘3·3·4’ 집중할 것”

권준호 기자,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1 15:30

수정 2024.09.01 15:30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겸 부회장. 엘앤에프 제공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겸 부회장. 엘앤에프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향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매출 비중을 골고루 늘리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자 축소론’ 관련해서는 ‘시점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엘앤에프는 조만간 기업설명(IR) 데이를 열고 중장기 비전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세 지역 중 한 곳 영(0) 돼도 버틸 수 있다"
최 대표는 지난달 28일 대구 달서 엘앤에프 본사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반드시 해내야 될 부분”이라며 “(매출 비중이 큰 세 지역을) 3대 3대 4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화학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난 2009년부터 엘앤에프에 연구소장으로 입사,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업계는 이 세 지역을 한국, 미국, 유럽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 대표는 “수치를 이렇게 잡은 이유는 세 곳 중에서 한 곳이 영(0)이 돼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26년 이후부터는 적어도 고객의 이름 자체가 많이 풍부해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엘앤에프의 매출 비중 가운데 77%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절반 이상이 한 기업에 쏠려 있다.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취소’가 아닌 ‘시점 조정’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양극재 사업 관련 투자를 취소한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투자 계획 전면 수정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맞는 계획 수정 정도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대다수 2차전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전면 보류하거나 다시 세우고 있는데, 이에 따른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신사업·연구개발·마케팅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엘앤에프는 내년 1·4분기 준공을 목표로 LS그룹과 협력해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전체 투자금액은 1조원, 연간 생산량은 12만t에 이른다. 최 대표는 “(공급 관련) 고객사와 같이 진행하는 미팅이 점점 늘고 있다. 여러 곳에서 관심이 많아 (LS와) 힘을 합해 전투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연구개발, 마케팅 투자는 미래를 위한 필수 투자인 만큼 줄일 생각은 없다“고 했다.

"엘앤에프 비즈니스는 '콜키지 프리'"
최 대표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엘앤에프만의 강점은 ‘유연성’과 ‘기술력’이다. 그는 “엘앤에프가 추구하는 사업 모델은 쉽게 말해서 ‘콜키지 프리’다”며 “전구체, 톨링(전환), 리사이클링 등이 전부 양극재 사업 하나로 묶여 있는데, 이 밸류체인을 다 이용해도 되고 이용하고 싶은 부분만 이용해도 된다는 콘셉트”라고 했다. 최 대표는 “여기서 핵심은 각 요소별로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라며 “(엘앤에프는) 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엘앤에프는 국내 배터리 소재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양극재를 직접 납품하는 곳이다.

국내 최초로 가동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은 이제 다수 고객사가 방문하는 '인기 명소'가 됐다. 그는 “처음부터 엘앤에프의 LFP 전략은 똑같다”며 “고객이 원하면 공급한다는 것이다. 현재 LFP 샘플을 원하는 고객은 많다”고 설명했다.

엘앤에프는 현재 중장기 매출, 전략 등을 포함한 IR데이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엘엔에프는 오는 2026년 매출 목표가 26조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다소 축소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최 대표는 “광물 가격 하락,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의한 물량 감소 등에 따라 매출 조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어느 정도 구체화가 되면 시장에 공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와 높은 기술력으로 캐즘 이후 앞서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홍요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