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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국제정치] 1만발 미사일의 국가안전보장 전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1 18:06

수정 2024.09.01 19:42

자주국방력을 높이는 데
미사일 1만발 가장 큰힘
유지비용도 얼마 안들어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국제사회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너무나도 허술한 전쟁전략으로, 전쟁이 길어지며 실패한 전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침략 당시 러시아가 보유한 미사일은 1000발 정도였는데 만약 2000~3000발이 있었다면 우크라이나가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다. 1000발 정도의 미사일을 전쟁 초기에 다 써버렸으니 우크라이나는 반격의 힘이 남아 있었고, 미사일과 대포탄이 부족한 푸틴은 북한 평양을 직접 방문하며 폭탄공급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명백히 비난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미사일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1만발 미사일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세계에서도 대단히 불리한 위치에 있는 나라다. 지나간 역사를 회고할 때 중국은 한국의 상전 노릇을 했고, 러시아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남한 침략을 도왔고, 북한은 현재 핵무기와 미사일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이름난 경제강국인 데다 K팝으로 한국을 동경하는 나라가 수없이 많은 나라로 국력이 올랐다.

그리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며 안보를 지켜주었기에 한국은 마음놓고 경제발전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평화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그러면서 한국은 스스로의 자주국방력을 높여야 한다. 자주국방력을 높이는 데 가장 효율성이 높은 무기는 미사일이다.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미사일은 가공할 공격력을 갖춘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2021년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외교적 성취가 있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40여년이나 묶어 놓았던 한국 미사일의 사정거리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40여년 동안 한국 정부가 노력한 결과다.

그동안 사정거리가 800㎞로 제한되어 있다 보니 한국의 자주국방은 불완전한 상태였는데 수천㎞의 사정거리를 지닌 미사일도 개발 가능하게 되니 북한뿐만 아니라 그 어떤 나라도 한국을 함부로 침략할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미사일 사정거리가 제한돼 있는 동안 한국의 국방책임자들은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었던 것이 아니고 탄두중량을 늘리는 데 노력한 나머지 현무5 미사일의 탄두중량은 최대 9t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23년 7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현무5는 2023년 초부터 시험발사를 거쳐 개발이 마무리됐고, 2023년 말부터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연간 약 70발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2023년 4월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초고성능·초강력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무5 전력배치를 예고한 바 있다.

1만여발의 미사일 배치전략이라 함은 좀 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상대방이 한국을 공격하면 수백발이나 되는 미사일을 즉각적으로 발사하여 상대국 지휘부나 통치자의 시설, 레이더, 통신시설들을 콩가루가 될 정도로 초토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국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사정거리가 3000㎞에서 5500㎞에 이르는 중거리 미사일도 배치할 예정이어서 지정학적 국제관계에 놓여 있는 주변 국가들 모두가 한국의 미사일 국방력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미사일을 배치하면 다른 무기체계처럼 유지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핵항공모함이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되어 있는데 1년 유지비용으로 약 3500억원의 큰돈이 든다. F-35 스텔스전투기나 1척에 1조2000억원이 들어가는 이지스함도 마찬가지다.
극초음속미사일, 활공미사일, 다탄두미사일 등 여러 종류의 미사일로 자주국방의 힘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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