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딥페이크 성범죄 신고 지난주에만 88건…텔레그램 법인 내사 착수(종합)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2 14:19

수정 2024.09.02 14:19

그래픽=홍선주기자
그래픽=홍선주기자
[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관련한 경찰 신고가 지난주에만 88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수사에 대해 "지난달 26∼29일 나흘간 88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특정된 피의자는 24명이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올해 1∼7월 총 297건, 주당 평균 9.5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지난주에는 거의 10배가 된 것"이라며 "'미투 운동'처럼 과거에 그냥 넘어갔던 일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2만명 규모의 딥페이크 제작 텔레그램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 채널과 관련 딥페이크 합성물 프로그램이 설치된 것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수사 사항을 기법 상 말씀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내사에 착수했다. 우 본부장은 "프랑스에서 했듯이 서울경찰청이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며 "혐의는 이번 범죄(허위영상물 등 범죄) 방조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램 수사는 전세계적으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은 계정 정보 등 수사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를 하나도 검거못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를 지난달 24일 파리에서 체포하고 온라인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 및 공모한 혐의로 예비기소했다.

프랑스 검찰은 미성년자 성 착취물과 관련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텔레그램에 용의자의 신원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텔레그램의 응답이 없자 지난 3월 두로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자동 생성하는 텔레그램 프로그램(봇) 8개를 입건 전 조사 중이며, '겹지인방' 등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물을 만든 뒤 유포하는 텔레그램 단체방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

딥페이크 봇을 만든 제작자에는 범행 공모 및 방조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여군 딥페이크방'은 존재 사실이 보도된 당일 '폭파'돼 사실상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 본부장은 "국방부에 피해 접수가 될 수도 있으므로 협조해 수사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36주 태아 낙태' 사건과 관련해 수술에 참여한 마취의와 보조 의료진을 지난주에 불러 1차 조사했다.
수술 집도의인 병원장은 조만간 조사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