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체중이 100kg을 훌쩍 넘었던 일론 머스크가 체중감량에 도움 받았다고 밝힌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노화도 늦춰 사망률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회 컨퍼런스에서 위고비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질환과 비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19%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이탈리아 팔레르모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과체중 또는 비만이면서 심혈관 질환이 있지만 당뇨병은 없는 45세 이상 참가자 1만7604명을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한 그룹과, 위약(가짜 약)을 투약한 그룹으로 나눠 3년 4개월간 관찰했다. 이 기간 총 833명이 사망했는데,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위약 그룹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위약 그룹 대비 15% 낮았고, 비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의 유사체로 앞서 비만이나 과체중, 심장질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관절염, 알츠하이머, 암, 코로나19 등 훨씬 더 광범위한 질병에 영향을 미쳐 사망률을 전반적으로 낮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할란 크럼홀츠 미국 예일의대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광범위한 이점이 있었다”며 “단순히 심장마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개선하면서 실제로 노화 과정이 지연된다”고 말했다.
연구 주 저자인 벤자민 스키리카 하버드대 교수는 "과체중과 비만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며 "비심혈관 사망, 특히 감염 사망의 강력한 감소는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위고비를 사용해 14kg을 감량하며 다이어트 비결로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위고비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임상 실험을 거쳐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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