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정책 결정 자신에 유리하도록 유도 가능
머스크 이미 조 바이든 정부로부터 수십억달러 수혜
트럼프 "머스크 바빠서 입각은 못해 " 사실상 용인
머스크 이미 조 바이든 정부로부터 수십억달러 수혜
트럼프 "머스크 바빠서 입각은 못해 " 사실상 용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의 민간 위원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저명한 민간 CEO들이 참여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정부효율위에 합류하게 되면 이해 상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캠프가 트럼프의 집권시 시행할 정부효율위는 정부 각 부처의 예산낭비성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출을 삭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기구가 된다.
트럼프 캠프가 구성원으로 검토하고 있는 정부효율위 민간 CEO 멤버로 머스크를 비롯해 여러 인물이 거론중이다. 배송업체 페덱스 전 CEO인 프레드 스미스를 비롯해 유통업체인 홈디포 전 CEO 로버트 나르델리 등이 그들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자산이 집권하게 되면 머스크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길 것 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는 머스크가 자신의 사업으로 바쁘기 때문에 자신의 정부에서 장관을 맡을 수 없지만 주요역할을 할 수 있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 자신이 당선될 경우 머스크를 중용하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인 셈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5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공개된 팟캐스트 '션라이언쇼'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정부 자문역으로 기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는 일부 '지방'(정부내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데 관여하고 싶어 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정부효율위에 머스크를 기용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테슬라는 물론,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등과 트럼프 정부의 업무에서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머스크의 기업은 미국 정부와 주요 정책에 참여하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 미국 정부와 대규모 거래를 하고 있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정부효율위에 참여할 경우 자신의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부 정책 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조 바이든 정부에서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 플러그 설치와 관련해 3600만 달러(약 482억원)를 지원 받았다. 또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 202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사업과 관련, 44억 달러(약 5조9000억 원) 규모의 시스템 개발 계약을 정부와 체결했다. 그 가운데 이미 22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전문가들은 연방 정부로부터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의 소유자인 머스크가 트럼프의 정부효율위 멤버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 오픈시크릿의 정치 자금 전문가인 안나 마소글리아는 "연방 정부 예산 낭비를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효율위에 참여하는 민간 CEO가 사적인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책임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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