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람코자산신탁은 행정공제회가 투자한 1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리츠인 '코람코오피스우선주제1호리츠를 통해 삼성SDS타워와 하나금융강남사옥의 우선주에 각각 200억원, 총 400억원의 투자를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
코람코우선주블라인드는 지난 7월 코람코자산신탁 투자펀딩실이 행정공제회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블라인드 리츠다. 국내 최초 세컨더리 전략이다. 세컨더리 투자란 기존 운용사 또는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투자지분을 되사오는 형태의 간접투자다. 이 전략의 등장은 국내 부동산간접투자시장이 성숙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코람코우선주블라인드는 리츠의 주식 또는 펀드의 수익증권 중에서 배당 수취와 원본 상환의 우선적 권리를 가진 우선주에 투자한다. 서울 핵심 업무권역에 위치한 우량 오피스로 투자대상을 한정해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강화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행정공제회의 위탁운용사 선정 약 2개월 만에 리츠 설립과 인가(등록)에 이어 첫 투자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러한 신속한 투자가 가능한 이유는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리츠 활성화 방안의 '블라인드 리츠 운영규제 합리화' 덕분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연기금과 공제회가 투자한 블라인드 리츠는 인가 시 '투자 가이드라인'만 국토교통부에 등록하면 된다. 투자대상이 가이드라인에 충족하면 별도의 추가 인가절차 없이 리츠의 주주총회로 투자를 결정하면 된다. 불필요한 중간단계가 사라져 운용사가 신속히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주블라인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장기 투자로 인해 거액의 투자금이 묶일 수밖에 없는 상업용 부동산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채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자기자본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은행, 보험, 여신전문금융사 등의 금융기관은 물론 경영상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전문투자자, 자기자본투자(PI)를 줄여야하는 증권사 등에 투자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길웅 투자펀딩팀장은 "최근 오피스 우선주를 보유한 다수의 금융사로부터 코람코우선주블라인드가 자사의 우선주를 매입해 줄 수 있는지 문의가 늘고 있다"며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거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기관들을 위해 후속 투자도 연내에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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