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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 카르보나라? 쥐나 줘라"..3500원짜리 캔에 분노한 '이 나라'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3 09:27

수정 2024.09.03 09:27

하인즈, Z세대 겨냥 저렴한 통조림 출시
파스타 종주국 이탈리아 "문화 파괴" 격앙
미국 식품기업 하인즈가 새롭게 출시한 통조림 카르보나라. /사진=하인즈,뉴시스
미국 식품기업 하인즈가 새롭게 출시한 통조림 카르보나라. /사진=하인즈,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소식에 파스타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기업 하인즈는 이달 중순부터 영국에서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개당 2파운드(약 35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판체타(훈제하지 않은 이탈리아식 베이컨)를 곁들인 크림소스 파스타'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캔에 담겼다.

하인즈는 가볍게 한 끼 식사를 즐기는 젊은 Z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하인즈의 발표에 파스타 종주국인 이탈리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다니엘라 산탄케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에 진지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기사를 캡처해 올렸다. 그러면서 1954년 영화 '로마의 미국인'(Un americano a Roma)에 나온 배우 알베르토 소르디의 대사를 인용해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쥐나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들도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소식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마의 미슐랭 레스토랑 피페로의 셰프 알레산드로 피페로는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현대성을 좋아하고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카르보나라를 어떻게 고양이 사료처럼 캔에 넣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고,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인 잔프란코 비사니는 아든크로노스 통신에 "이런 제품이 이탈리아 문화와 요리를 파괴한다.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수치스러운 제품"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본고장인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서 매년 4월6일 카르보나라의 날로 지정할 만큼 이탈리아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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