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에 대한 정책 수립 및 규칙을 분명하게 마련해야 한다"
마크 우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임위원(사진)은 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메인 컨퍼런스 ‘임팩트(KBW 2024: IMPACT)’ 토론에서 "디지털 자산 규제 관련 경계나 플랫폼 간 교환 행위에 대한 분명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미국의 증권 규제 기관인 SEC에서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5명의 상임위원 중 한 사람이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가상자산 규제 마련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에서 가상자산을 어떻게 다루는 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가상자산 규제 동향과 시장 신뢰 확보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SEC가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후 가상자산 ETF가 재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EC의 결정은 지난해 미국연방고등법원의 재심사 요구에 따른 것이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항소심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다르게 해석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시세 조작 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시장 조사 끝에 상장 승인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SEC의 경우 현재로선 가상자산을 일괄 규제하기 보다는 하우위 테스트(Howey Test)에 근거해 개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 대법원 판례를 통해 정립된 하우위 테스트란 금융상품의 증권 해당 여부 판단에 있어 △금전 투자 여부 △공동사업에 대한 출자 여부 등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지난 7월 가상자산 관련 증권신고서(S-1) 제출 시 각 자산 특성에 따른 맞춤형 공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EC가 암호화폐 맞춤 규제를 요구하는 코인베이스의 공식 청원을 거부한 것에 대해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러한 친 가상자산파 행보에도 SEC 내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더딘 상황이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SEC는 규제 관련 의제를 정할 때 공공의 의견을 수렴한다"면서도 "그간 군사 채권, 전자증권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졌어도 가상자산이 의제로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우예다 상임위원은 가상자산 규제 관련 법제화를 촉구했다. 그는 "벌써 의회에서 가상자산 관련 입법이 논의되고 있다"며 "의회가 결정하는 정책에 SEC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EC는 그동안 감독기관으로서 가이드만 제시했을 뿐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돼야 할 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못했다"며 "퍼실리테이터로서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가상자산 거래 환경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한영준 노유정 박문수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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