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산업용 폐가스에서 약물을 뽑아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3 15:08

수정 2024.09.03 15:08

GIST, 정제 과정 필요 없는 다중 효소 반응기 개발
폐가스에서 뇌압 낮추고 이뇨 작용하는 만니톨 생산
굴뚝. 게티이미지 제공
굴뚝.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권인찬 교수팀이 산업용 폐가스에 포함된 수소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은채 약물 '만니톨'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로 만든 다중 효소 반응기는 수소가스만 사용해 약물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해 폐가스에서도 80% 이상의 생산효율을 보였다. 또한 필터를 활용해 약물을 6회 이상 반복 생산해도 처음의 생산효율을 유지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가스와 가스화된 고형 폐기물 등에 존재하는 수소는 생산 비용이 저렴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수소 정제 과정이 필요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정제 과정 없이 수소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다중 효소 생촉매를 개발했다. 수소화효소와 만니톨 환원 효소 사이를 보조인자로 연결해 폐가스와 과당으로부터 의약품인 만니톨을 생산한 것이다.

단 맛이 나는 만니톨은 두개골 내 뇌압이 갑자기 상승했을때 뇌압 수치를 줄여주고, 몸 속 수분을 빨리 배출해주는 이뇨제로 쓰이는 약물이다. 또한 당뇨병 환자를 위한 감미료로 쓰이기도 한다.

연구진이 만든 효소 반응기는 매개 효율이 200% 이상 향상됐다. 매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두 효소와 엘라스틴 유사 폴리펩타이드에 연결된 보조인자를 동일 수지 내에 고정하고, 보조인자가 연결된 폴리펩타이드의 길이와 수지 내 구성요소의 농도를 조절한 것이다.

실제 폐가스와 성분이 비슷한 가스로 실험한 결과, 순도 높은 수소를 사용한 것고 비교해 생산효율이 80% 이상 나왔다.

이 효소 반응 시스템은 고체상에 고정돼 있고, 생성물은 수용액 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한 필터를 통해 만니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다. 효소 반응 시스템과 생산물과의 분리를 반복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6회 이상 반복해도 처음 갖고 있는 생산효율을 유지했다.
이는 재사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권인찬 교수는 "산업적으로 별도의 정제 과정 없이 폐가스의 수소를 이용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함으로써 산업 구조가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한 다중 효소 반응기는 권인찬 교수가 지도하고 박현선 통합과정생이 수행해 화학공학 분야 상위 5% 국제학술지 '화학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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