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년 넘게 자신을 돌봐 준 간병인에게 아파트를 물려준 중국의 90대 남성이 재혼하게 되자 재산을 돌려달라고 간병인을 고소한 사건이 벌어졌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탄(99)씨는 재산을 돌려달라며 간병인 구씨를 고소했다.
탄씨는 2005년 구씨와 그의 가족에게 자신을 돌봐주면 대가로 자기가 소유한 아파트를 준다고 약속했다. 당시 내세운 조건은 자주 전화 걸기,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기, 옷과 식료품 사주기, 아플 때 돌봐주기 등이었다.
자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탄씨는 유언장에 자신의 아파트와 그 안의 가구들을 자녀들 대신 구씨에게 물려주겠다고 적었다.
유언장에 따르면 “구씨와 그의 가족들은 진짜 가족보다 저를 더 많이 돌봐줬다"라며 "병과 고통을 이겨내도록 도와줬고, 제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이어 탄씨는 구씨에게 20만 위안(약 3700만원)에 자신의 아파트를 넘기겠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다만 구씨는 돈을 내지 않았고 탄씨는 이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계약은 형식에 불과했다.
그러나 탄씨는 2018년 재혼 뒤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이후 2019년과 2021년 여러차례 구씨를 고소하며 아파트 계약 취소 등 자신의 재산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상하이 법원은 탄씨가 10년 넘게 구씨의 보살핌을 받아 오면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는 점에 주목해, 탄씨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탄씨가 죽은 뒤 구씨가 아파트를 상속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한편,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있었다. 93세 노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12년 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간병인에게 재산을 물려줬는데, 이 땅이 부동산 개발 대상이 되며 아파트 5채에 맞먹는 수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이에 노인의 가족들이 재산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간병인의 손을 들어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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