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대한 우려를 처음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에 대해선 참모들을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빌딩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1차 세종열린포럼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해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도 비용의 관점에서 협의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이로 인해) 미국 안보 우산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측이 공식석상에서 트럼프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정부는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한미동맹에 변동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과 주한미군 철수, 세계경찰 역할에 대한 의문 등이 나와도 트럼프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일축해온 것이다.
김 차장 본인마저도 지난달 19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 때만 해도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핵우산 약화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측과도 옛날부터 구축한 라인이 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이미 제도화되고 있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른 3국 안보협력은 트럼프 재집권에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은 고수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리스크로 전 세계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방위산업 수출이 늘어나는 기회요인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 차장은 “기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와 다년간 3자 훈련 계획, 사이버 협조 등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캠프 데이비드 성과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분쟁지역에 대한 안보 불안이 커져 각지에서 방산 수출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같은 자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에는 참모들을 가르쳐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해리스에 대해 “실용주의와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함께 만드는 끈끈한 동반자로 바라본다. 동맹국의 이익 증진도 미국의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갈등이 있어도 동맹국과 이익을 나누며 적대국·경쟁국의 이익을 견제하는 연대”라고 평가했다.
다만 “해리스의 외교안보를 조언하는 참모들과 사회 이슈에 대해 조언하는 전략가들의 이름이 생소해 집권 시 미 행정부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며 “이분들을 상대했을 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빨리 중요한 문제를 택하고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데 업무를 익히고 확신을 갖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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