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산디지털단지역(마리오아울렛), 마곡역(홈앤쇼핑), 신용산역(아모레퍼시픽), 압구정역(현대백화점), 성수역(CJ올리브영).
역 이름 옆에 회사명을 함께 쓰는 마케팅 전략은 유통업계에서도 통용된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2호선 성수역 이름을 낙찰받았다. 역명병기 유상판매가 이뤄진 서울 내 29개 역 가운데 유통업계 내에서 이름을 올린 곳은 도심형 아울렛인 마리오아울렛과 홈쇼핑업체 홈앤쇼핑,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 등에 이어 다섯 번째다. 올리브영이 본사가 아닌 성수역을 낙찰받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8월 6일까지 진행된 역명병기 유상 판매 사업 입찰 결과 성수역은 CJ올리브영이 10억원에 낙찰받았다.
역명병기 사업은 기존 지하철역 1km 이내 인근 기업이나 병원, 기관 이름을 유상으로 함께 병기하는 것으로,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 해소를 위해 2016년부터 시행 중이다.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사업 특성상 본사 인근의 역 이름을 낙찰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CJ올리브영은 성수역을 낙점했다. 서울 성수동은 국내 브랜드들이 앞다퉈 플래그십스토어와 팝업스토어를 여는 뷰티, 패션의 중심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관광객 대상 부가세 환급서비스를 진행하는 국내 기업 글로벌텍스프리에 따르면 현재 성수는 명동, 홍대에 이어 서울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관광상권이기도 하다. 그만큼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올리브영에게는 매력적인 장소다. 올리브영은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K뷰티의 제2전성기 속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통해 국내 뷰티 브랜드를 글로벌 고객에게 알리고 있다.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 기간에는 K뷰티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을 만큼 대표적인 관광거점이 됐다"며 "잠재적 글로벌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에서 성수역 역병병기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역명 병기 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올리브영의 성수동에 대한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리브영은 현재 성수동 상권에서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명동 매장보다 큰 규모의 매장도 열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비용이 만만찮은 만큼 창업 초기 신생 브랜드들로서는 올리브영 입점으로 얻는 마케팅 효과와 매출이 크다"며 "수많은 K뷰티 브랜드가 올리브영을 통해 국내 최대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성수를 찾는 젊은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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