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아프리카

가자지구 휴전 90% 합의..필라델피·인질교환 '걸림돌'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5 15:49

수정 2024.09.05 15:49

가자 전쟁 협상 18개 항목 중 14개 합의
이스라엘 "필라델피 회랑 통제되어야"
하마스 "철군 없이는 인질 석방 협상 없다"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꽂혀있는 팔레스타인 국기. AP연합뉴스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꽂혀있는 팔레스타인 국기.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제 사회의 압박 속에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필라델피 회랑 철군 등 몇 가지 쟁점을 두고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의 중재 하에 마련된 합의문 18개 항목 중 4개 조항을 제외한 모든 조항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합의의 90%는 의견일치가 이뤄졌다"며 하마스가 자체적으로 제안한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라델피 회랑 철군과 인질 교환 등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서 당초 이스라엘은 단계적 철군에 대해 합의했지만, 최근 이 입장을 뒤집으면서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에서 하마스의 무기 밀수가 이뤄진다고 보고, 지난 5월 말 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후 군을 배치해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인질 석방을 원한다면 필라델피 회랑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며 이 지역이 통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무기 밀수를 막을 방안이 있다는 전제 하에 군 철수할 여지를 두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을 낮다며 "가자지구가 여전히 허술한 상태여서 필라델피 회랑을 통해 가자가 재무장 될 수 있다면 가자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마스는 즉각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합의를 방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협상 타결 시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을 포함한 가자지구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며, 철군 약속 없인 인질 석방 협상에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질 및 포로 교환도 또 다른 가자지구 휴전 합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현재 제안된 합의안에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일부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800명 가량을 1단계 휴전에서 석방하는 조건을 담고 있다. 이 경우 이스라엘 측 인질은 여성, 고령자, 부상자 등 30명 가량이 풀려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협상에서 좁혀지지 않은 하나의 쟁점은 남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 석방 대상자를 누구로 할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을 풀어줄지인데, 하마스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이 쟁점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휴전 협상은 8월 31일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6명이 사망한 채 발견된 이후 급물살을 탔지만, 또 다시 난항을 겪자 협상 중재에 나선 미국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번에 피살된 6명 인질 중 한명이 미국 시민권자로 확인됐으며, 이런 상황에서 하마스는 인질을 더 죽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 중 미국 시민권자는 7명으로 확인됐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