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4145억원 유입...펀드당 1000억꼴
수익률도 8.21%...국내·해외채권형 모두 웃돌아
다만 상품 수 4개에 불과...확장성은 부족
수익률도 8.21%...국내·해외채권형 모두 웃돌아
다만 상품 수 4개에 불과...확장성은 부족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4개 KP물 펀드에 신규 설정된 금액(4일 기준)은 4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품 하나당 1000억원꼴로 모집된 셈이다.
KP물은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외화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PE)나 증권사 중개를 거쳐야 매수가 가능했고, 최소 투자금액도 억 단위라 일반 개인 투자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2016년 트러스톤자사운용에서 첫 KP물 공모펀드를 낸 뒤 미래에셋·KB·신한운용 등도 참전하면서 그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KP물은 국내 은행, 증권사, 대기업, 공기업 등이 주로 발행해 신용등급이 높다. 투자자 입장에선 일부 원화 채권 대비 높은 이자를 수취할 수 있고 원금과 이자가 모두 외화로 지급돼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월 31일 4억달러 규모 KP물을 찍으면서 5.500% 금리를 내걸었다. 앞서 우리은행도 그달 24일 6.375% 금리로 5억5000만달러어치를 발행했다. 7월말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004% 수준이었다.
이 같은 차이는 펀드 성과로도 나타난다. 올해 들어 KP물 펀드는 평균 8.21% 수익률을 낸 반면 국내채권형과 해외채권형 수치는 각각 2.75%, 2.69%에 그쳤다.
다만 채권 금리가 갈팡질팡 하고 있는 만큼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피벗(정책 전환) 기대감으로 하락했다가 국내 국채 발행 증가 가능성에 상승하는 모습이다. 적자성 채무가 상당해 내년 국채 발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월 14일 연 2.888%에서 이달 4일 연 2.931%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7월말 연 3% 수준이었던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연 2.8%로 하락했다가 내년 국채 물량 증가 우려감에 반등한 모습이다. 채권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적자성 채무는 883조4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802조원)보다 81조4000억원(10.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성 채무는 대응하는 자산이 없거나 부족해 향후 세금 등으로 상환해야 하는 채무를 말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채 물량은 채권 금리의 절대 수준을 결정할 변수”라면서 “한국의 경우 2022년에 정부 총지출이 정점을 찍은 후 올해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내년 정부 총지출은 2022년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그 과정에서 국채 총발행한도는 4년 만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발행 한도는 올해 49조9000억원에서 내년 8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계산하더라도 월간 2조5000억원의 물량 순증인 셈이다.
세계국채지수(WGBI) 10월 편입 불발 가능성도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채권시장에선 우리나라 국채가 내년 3월에야 WGBI 편입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채통합계좌 개통과 외환시장 야간거래 허용 등으로 제도적인 여건은 조성됐지만, 아직까지 실거래가 많지 않아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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