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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진 K-OTC… ‘시장경보제도’로 불공정거래 막는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5 18:04

수정 2024.09.05 18:18

두달새 시가총액 1조3500억 증발
LS전선 약세에 투자자 외면 겹쳐
종목보고서 없어 ‘묻지마 투자’ 위험
투기 가능성 종목에 투자주의·경고
변동성 커진 K-OTC… ‘시장경보제도’로 불공정거래 막는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장외시장인 K-OTC시장의 몸집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7월이후 줄어든 시가총액만 1조원이 넘는다. 대장주 LS전선의 주가약세와 대박주를 발굴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으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열기도 가라앉고 있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비상장기업 거래 플랫폼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K-OTC시장 13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7조4608억원이다.
지난 7월 1일 기준 18조8149억원 대비 약 1조 350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804.31(7월 1일)에서 2580.80(9월 4일)로 223p(7.9%)나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847.15에서 731.75로 115p(13.6%) 내려앉았다. 미국 경기 침체와 국내외 증시를 견인하던 반도체 종목에 대한 성장 정체 등에 대한 우려가 위험자산 리스크 회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9월 4일까지 SK에코플랜트, LS전선, 세메스, 메가젠임플란트, 삼성메디슨 등 K-OTC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에서만 9466억원이 줄었다. 이는 전체 시총 감소액(1조3541억원)의 70%에 이른다. 특히 7월 기준 시총 1위에 해당하는 LS전선의 주가 변동성이 컸다. 같은기간 LS전선의 시총은 2조7798억원에서 1조9466억원으로 감소했다. 두달새 시총 8300억여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전선업계의 원재료인 구리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총 1위 자리도 LS전선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뀌었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시총은 2조2060억원에서 2조790억원으로, 세메스는 1조1652억원에서 1조1332억원, 메가젠임플란트는 9667억원에서 9548억원, 삼성메디슨은 9187억원에서 8664억원으로 각각 줄었다.K-OTC의 시총은 줄었지만 주가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거래량은 크게 늘었다. 월간 거래대금은 7월 538억원, 8월 726억원으로 늘었다.

이같은 불안정한 시장 흐름의 요인중 하나로 증권가의 K-OTC 종목 보고서 부재가 꼽힌다. 이는 변동성 장세에 올라타려는 '묻지마'식 투자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는 K-OTC에서의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시장경보제도를 지난 2일부터 시행했다. 이 제도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3개 단계로 운영된다. 투자주의 경보는 투기적이나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1일간 내려진다.

구체적으로 △소수계좌거래집중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특정계좌 매매관여 과다 등 7개 기준에 해당하는 종목에 투자주의 경보가 발령된다.
투자경고 경보는 초단기·단기·중장기 급등 폭, 불건전 거래 요건 등 8개 기준에 해당하는 종목이 대상이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투기적인 가수요가 진정되지 않고 주가가 지속 상승할 경우에는 투자위험경보가 발령된다.
투자경고 또는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주가가 지속해 급등하면 1일간 매매거래정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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