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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부펀드 설립한다...핵심 산업 분야 지원에 초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8 04:42

수정 2024.09.08 04:42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부펀드는 주로 중국, 러시아 등과 핵심 분야에서 미국이 우위를 지속하는 데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EPA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부펀드는 주로 중국, 러시아 등과 핵심 분야에서 미국이 우위를 지속하는 데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EPA 연합


미국도 국부펀드 설립에 나섰다.

중국 등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워싱턴의 경제 원칙과 달리 국부펀드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한 것으로 보인다.

국부펀드 자금은 주로 미 기업들이 중국 등 경쟁 기업들과 핵심 부문에서 계속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데 쓰일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략적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6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 달립 싱 국제경제 보좌관 등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수개월째 '은밀하게'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부펀드의 구조, 자금 조달 모델, 투자 전략을 두고 여전히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출범 압력은 "충분할 정도로 강하다"면서 다른 행정부 기관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다음 단계로 의회, 민간 부문 핵심 이해 당사자들과도 접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수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출범하는 국부펀드들을 우려 섞인 눈으로 지켜봤다.

국가에서 돈을 모아 투자하는 이런 국부펀드가 국제 교역과 투자 질서를 교란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도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중국, 러시아와 경쟁이 심화하고, 중동에서는 긴장이 높아지자 미국은 이제 세계 경제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있다. 국부펀드 출범 예고는 그런 시각 변화의 일부다.

이 백악관 관리는 미국에서 국부펀드를 출범하려는 주된 동기로 미국이 "특허 풀과 국내외 첨단 전략적 이해에 쏟아부을 수 있는 유연한 자본을 결여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미국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 환경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지만 그럴 자금이 점점 고갈되고 있어 국부펀드 출범으로 이를 타개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리는 미 공급망 탄성을 끌어올리고"유동성이 부족하지만 채무 지급 능력은 있는 기업들이 중국 경쟁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부펀드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 국부펀드는 특수 선박 제조, 핵융합처럼 진입장벽이 높은 부문에도 지분 참여 형식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또 핵심 광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기술 개발에도 국부펀드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내에서 국부펀드 논의는 이미 수개월째 진행돼 왔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국부펀드 출범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워싱턴 정가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의 트럼프 전 대통령 최대 후원가인 헤지펀드 투자자 존 폴슨도 국부펀드 설립을 찬성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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