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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는 美 중산층... 가격 싼 슈퍼에 긴줄[글로벌 R의 공포 확산]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8 18:33

수정 2024.09.08 18:33

실리콘밸리도 R의 공포 확산
소득 비교적 안정된 지역이지만
식료품 소비 줄이는 움직임 뚜렷
대형마트들 할인 늘려 판매 유도
정부는 "경제 연착륙중" 온도차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달러트리 매장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홍창기 기자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달러트리 매장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인 새너제이 북쪽에 위치한 밀피터스 월마트 슈퍼센터. 미국 중산층이 주로 이용하는 월마트는 토요일 저녁시간을 맞아 가족 단위로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다른 월마트 매장보다 더 많은 식료품을 취급하는 밀피터스 월마트 슈퍼센터 매장 곳곳에서 눈에 띈 것은 할인을 알리는 커다란 노란색 알림판이었다.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을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날 미국인들이 간식으로 많이 먹는 치토스 10개들이 상자는 6.82달러에서 5.48달러로 약 20%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역시 아침에 많이 먹는 콘푸로스트도 약 10% 할인된 4.44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美 소비자 소비패턴 바뀌어

실리콘밸리의 고소득자들이 모여 사는 팰로앨토나 쿠퍼티노, 마운틴뷰와 달리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이스트 새너제이. 이곳에 위치한 달러트리 매장의 냉동식품 코너에는 물건이 많이 비어 있었다.
달러트리에서 만난 랜덜씨는 "20달러로 월마트에서는 냉동피자 3개밖에 못 사는데 여기서는 5개를 살 수 있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불안한 미래를 대비해 달러트리에서 주로 식료품을 구매하며 돈을 아낀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달러트리의 계산대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미국 경기침체 불안감을 키울 수 있는 지표가 계속 나오면서 미국 중산층을 비롯한 미국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인텔과 시스코 등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고, 고소득 일자리 부족 현상이 겹치면서 미국의 다른 주보다 안정적 소득을 얻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중산층도 혹시 모를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소비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촉발된 것은 지난달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이었다. 당시 통계에서 일자리는 11만4000개만 증가, 실업률이 4.3%로 상승했다. 현재까지 나온 지표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접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주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8월 제조업지수가 경기침체 공포를 재점화한 모양새다.

■美 경기침체 이미 돌입?

하지만 미국 정부는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연착륙 중이라는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경기침체 위험들이 있지만 지금처럼 유의미하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대다수가 연착륙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 민간 비영리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현재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짚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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