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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北 전력망 초토화시키는 ‘정전탄’… 인명 살상 없이 주요시설 무력화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9 06:00

수정 2024.09.09 06:00

탄소섬유 방출해 송전선 등 과부하 걸어
ADD, 2012년부터 ‘탄소섬유탄’ 개발
[파이낸셜뉴스]
우리 공군의 FA-50 전투기가 2023년 8월 31일 서해 상공에서 열린 연합 공대공·공대지 실사격 훈련에서 한국형 GPS 유도폭탄인 KGGB를 투하하고 있다. 공군 제공
우리 공군의 FA-50 전투기가 2023년 8월 31일 서해 상공에서 열린 연합 공대공·공대지 실사격 훈련에서 한국형 GPS 유도폭탄인 KGGB를 투하하고 있다. 공군 제공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를 위한 신무기 중에 전자기펄스탄(EMP탄)과 함께 '정전탄'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군사 작전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을 차단해 블랫아웃-밤(Blackout Bomb)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정전탄은 직접 인명을 살상하지 않아 비살상 기술·무기체계(soft-kill)로 분류된다. 하지만 차량이나 발전소 등 적의 주요 장비나 시설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니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2025∼2028 국방중기계획'에서 유사시 적 전력 송신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탄소섬유탄'(Graphite Bomb), 이른바 정전탄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2012년 6월 정전탄 개발을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2017년에도 군 고위 소식통은 ADD 주관으로 진행해 온 탄소섬유탄 개발 기술이 모두 확보됐다며 언제든지 탄을 개발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발하는 정전탄은 항공기 투하용과 폭탄형, 미사일 탑재형 모두를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소섬유탄은 탄소섬유 자탄이 유도장치에 의해 공중에서 기폭하면서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무수히 방출돼 송전선 등 전력망에 순간적으로 과부하를 걸어 정전을 유발하는 원리다. 각종 전기·전자장비에 단락현상을 발생시켜 고장을 일으킨다
미국의 CBU-94/B 클러스터 정전탄 1발에는 탄소섬유가 충전된 자탄 BLU-114, 202개가 탑재돼 있다. 목표물 수 km 상공에서 투하된 정전탄은 다시 목표물 수 100m 상공에서 자탄을 확산, 낙하산이 펼쳐지며 산개되다가 자탄 신관에 의해 기폭되면서 머리카락 두께보다 가는 지름 수십㎛ 내외의 탄소섬유를 대량 방출·살포하게 된다. 자탄 1개마다 감겨있는 탄소섬유의 길이는 약 4.5km에 달하며 살포 과정에서 서로 거미줄처럼 얽혀 내려앉으면서 확산돼 적 전력망을 마비시킨다. 1991년 걸프전에서 미 해군은 탄소섬유 탄두가 탑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에 전기공급 관련 시설을 마비시키고, 2003년 제2차 걸프전 때도 이라크 나시리야 변전소와 발전소에 정전탄 공습을 감행, 지역 전력망을 30일간 마비시켰다. 1999년 유럽의 코소보-세르비아 분쟁 때는 F-117A 스텔스 폭격기가 탄소섬유탄을 투하해 유고 전체 영토의 70% 지역에서 전기 공급을 차단시킴으로써 그 위력을 증명한 바 있다.

북한은 전역에 7000~8000여개의 지하 군사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어 정전탄으로 유사시 전력공급을 차단하면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국산 정전탄은 KGGB와 같이 날개가 달린 유도키트를 적용해 사거리와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공군 제공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국산 정전탄은 KGGB와 같이 날개가 달린 유도키트를 적용해 사거리와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공군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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