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늘어날 물량 대비하자" 반도체 소부장 잇단 증설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9 14:35

수정 2024.09.10 08:47

한미반도체, 장비 생산 연간 264→420대
램테크놀러지, 반도체 소재 90억 투자
아이에스시, 베트남 부품 사업장 증설
올해 반도체 16% 늘어난 6110억弗
"반도체 소부장, 향후 늘어날 물량 대비"
아이에스시 베트남 공장 전경. 아이에스시 제공
아이에스시 베트남 공장 전경. 아이에스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잇달아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특수' 속 향후 늘어날 수주 물량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가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연면적 3만3000㎡ 규모로 반도체 장비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내년 초 공장을 착공한 뒤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한미반도체는 이번 공장 증설을 위해 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인천 본사 내 연면적 7만2720㎡ 규모로 총 6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공장 증설을 마무리할 경우 현재 연간 264대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를 연간 420대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수로 적용되는 TC본더 사업에 주력한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HBM 수요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차세대 TC본더 출시와 함께 공장 증설에 나서 오는 2026년 매출 2조원 목표를 달성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램테크놀러지는 90억원을 들여 반도체 소재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충남 금산 공장 내 기존 설비를 공정자동화를 포함한 최신 설비로 교체하는 한편, 반도체 생산에 있어 필수로 쓰이는 화학물질인 불산 생산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램테크놀로지는 내년 3월까지 공장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금은 회사 보유 자금과 함께 외부 조달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불산 생산량을 기존 연간 6000t에서 1만t 규모로 70% 정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램테크놀러지 관계자는 "금산 공장 리모델링 작업 및 생산 시설 증설을 통해 늘어날 물량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반도체 소재 사업을 다각화해 회사 경쟁력 또한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에스시는 해외 공장 증설에 나선 사례다. 이 회사는 반도체 부품 생산 물량을 늘리기 위해 베트남 사업장에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매출액 기준 2500억원 규모인 생산 물량을 중장기적으로 5000억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사업장 생산 비중은 현재 75%에서 오는 2027년 90%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아이에스시는 반도체 검사공정에 쓰이는 소모성 부품인 '테스트소켓' 사업에 주력한다. 아이에스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에 테스트 소켓을 납품한다. 아이에스시는 지난해 SKC가 총 5225억원을 들여 지분 45%를 확보하며 SK 계열사에 편입됐다.

아이에스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최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분야에 진입한 뒤 국내외 유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로 거래처가 빠르게 확대한다"며 "공정자동화를 포함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생산량 증가와 함께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반도체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6110억달러(8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12% 증가한 6870억달러(930조원) 규모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이 잠시 주춤하지만 HBM을 포함한 전반적인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흐름이 향후 2∼3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 사이에서 늘어날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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