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최대 16만개, 최대 100조원 파급효과"
[파이낸셜뉴스] 민군관이 첨단 항공 엔진 개발을 위해 총역량을 결집하는 모양새다. 방위사업청은 독자 엔진 개발에 공들여 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뒤늦게 엔진 경쟁에 뛰어든 두산에너빌리티를 포함해 군과 정부, 연구소가 참여하는 협의체와 항공 엔진 개발 스케줄을 담은 로드맵을 오는 11월 말 발표하기로 했다. 두 기업 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민군관이 힘을 합쳐 국가사업으로 항공 엔진 개발 달성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뜻이다.
■"11월말께 첨단 국산 항공엔진 로드맵"
9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 항공 엔진 개발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원욱 첨단엔진사업단장(전무)은 "2주일 전 두산을 포함해 여러 회사와 국방과학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이 여수에서 모였다"며 "두산과 저희가 각각 방안을 제출하고 국과연이 하나의 방안으로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자 엔진 개발을 추진해 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국산화 목표 달성 기간을 약 13~14년으로 추산해 왔다. 국가 역량이 결집하면 이런 예상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참가자들은 전망했다. 김 전무는 "한화, 두산을 포함해 다른 기업들과 정부, 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형태로 사업이 되면 이 기간을 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적인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GT)센터 담당도 "두산도 지난 3월 처음 항공용 엔진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며 "방사청 방향성에 맞춰 첨단 항공 엔진 개발에 역량을 기여할 수 있다면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엔진 개발에 간헐적 협력을 해온 두 회사는 본격 개발 단계인 기본설계를 두고서는 단독 참여한다는 의사를 정부에 밝혔지만 결국 협력으로 선회했다. 정부는 부품 제조 역량을 갖춘 한화와 터빈 기술을 보유한 두산이 힘을 합치면 항공 엔진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이들을 설득했다.
■"일자리 최대 16만개, 최대 100조원 파급효과"
이날 세미나는 김 전무와 이 상무 외에 심현석 방위사업청 서기관, 이홍철 공군 항공기술연구소장이 발표를 진행했다. 조형희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장원준 산업연구원 박사, 김유일 국방과학연구소 부장, 김재환 항공우주연구원 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김유일 부장은 "국가 리소스와 기업 리소스를 총집합해 기술 레벨, 과제 방향, 미확보 기술 확보 방안을 포함해 전체 로드맵을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당 로드맵은 11월 말에 방사청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엔진 개발 비용으로 국가 예산 수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성도 중요한 문제다. 김원욱 전무는 "추력과 기동성 등 기술적 측면이 우리 생각대로 된다면 높은 수준의 엔진이 될 것"이라면서 "대체 수요를 포함한 국내 수요가 약 130대(엔진은 260개)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KF-21 수출 등 수요를 포함하면 최소 500대 이상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조형희 교수는 "완제 엔진만 그렇고 부품이나 모듈 등을 생산하는 1~2차 협력사를 합하면 연 6조~7조원 매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원준 박사는 항공 엔진 파급 효과를 강조했다. 장 박사는 시나리오별로 엔진화 국산화율이 높아질수록 최소 7만개에서 최대 16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걸로 예상했으며, 금액적으론 최대 100조원의 파급효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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