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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5만4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이후 기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거래 비중이 늘어난 가운데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비트코인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 ‘5만달러 붕괴론’까지 나오는 이유다.
9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일 대비(24시간 기준) 0.64% 오른 5만47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새 5.22% 하락했으며, 등락률 기간을 최근 한 달로 넓히면 10% 넘게 빠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시가총액도 1조800억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원화마켓에서 7430만원에 거래 중인 비트코인의 한국 프리미엄은 1.34%(업비트 기준)이다.
쟁글 리서치팀은 “경기침체 우려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된 크립토 시장이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비트코인 가격이 5만5000달러 아래까지 하락했다”며 “다만 이달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가상자산 시장에도 긍정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즉 비트코인이 ‘고위험 기술주’로 분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빗 리서치센터 측은 “비트코인 가격은 나스닥 지수와 매우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비트코인 가격변동 요인은 비트코인 자체 이슈보다는 매크로 요인과 그에 따른 금융시장의 투자심리에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5만 달러가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 창립자인 아서 헤이즈 역시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목표로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불확실한 재정·통화 정책에 대한 헤지 수단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후로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한 정부의 과잉대응이 비트코인 투자 포인트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지속불가능한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며 “정부재정과 예산이슈에 미국 양당이 민감해지면서 셧다운 및 부채한도 노이즈 재발시 비트코인 반사수혜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실시하는 TV토론도 비트코인 가격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크립토 대통령’을 내세운 트럼프 진영에서 가상자산 시장 친화적 발언을 내놓을 경우 시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리스 후보 입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크립토 규제 기조와 비슷한 상황이다.
홍 연구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양 후보 입장은 분명해지고 있으며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정책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트럼프 후보는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약속한 반면 해리스 후보는 규제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바이든 대통령과도 입장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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