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집 안 사요" 정부 대출 규제 효과?...서울 아파트 매물 쌓인다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0 06:00

수정 2024.09.10 06:00

지난 8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그간 크게 올랐던 아파트값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1864건으로 한달 전인 8월 7만8991건에 비해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당일인 지난 1일(8만462건)에 비해서도 1.42% 늘어났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의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 상승 때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 대비해 DSR 산정시 스트레스 금리 0.75%p(포인트)를 부과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를 적용하게 된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내놓은 규제다. 스트레스 금리가 가산 되면 연간 이자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DSR 비율이 상승하며 대출 한도가 낮아진다.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전후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도 3주 연속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8월 둘째 주 0.32%를 정점으로 △셋째 주 0.28% △넷째 주 0.26% △9월 첫째 주 0.21% 등 3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매수세도 주춤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8월 둘째 주 104.8을 기록한 뒤 9월 첫째 주에는 103.2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100 밑으로 떨어질수록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거래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트레스DSR 2단계를 앞뒀던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4389건(9일 기준)으로 7월 거래량(8798건)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9월은 현재 89건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 8월에 비해 거래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매물 적체현상과 집값 상승폭 둔화가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정부가 지난달 공급대책을 내놓고 스트레스DSR 2단계를 이달부터 시행해 1~2달 간은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 상황은 노무현 정부 때 DTI가 처음 나올 당시 6개월 정도 조정 이후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가격이 치고 올라간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현상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질은 대출규제보다 공급대책인데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중장기 대책에 맞춰져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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